해리스, 한 달 만에 7158억원 모금…자금력 트럼프 앞서
후원자 3분의 1이 신규 후원자
여성과 젊은 층의 기부 급증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지 한 달 만에 선거자금 모금액이 7000억원을 넘어섰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5억4000만달러(약 7158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특히 민주당이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 지난 19~22일에만 8200만달러(약 1088억원)가 모였다.
젠 오맬리 딜런 대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 직전 (모금액이) 공식적으로 5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유나이티드 센터에서의 열정과 에너지는 분명했으며, 이는 시카고를 넘어 이번 선거를 좌우할 경합주까지 퍼져나갔다”고 밝혔다.
딜런 위원장에 따르면 전당대회 기간 선거자금을 낸 후원자 3분의 1이 신규 후원자였으며, 이들 중 3분의 2는 여성이었다. 캠프는 대선 승리를 위해 투표 참여가 절실한 여성과 젊은 층의 기부가 급증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된 뒤 자금력에서 공화당을 앞서고 있다. 양측이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해리스 캠프는 3억7700만달러(약 5002억원)를 보유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3억2700만달러·약 4337억원)를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당시 모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공리에 마친 전당대회에서 결집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경합주 집중 공략에 나선다.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28~29일 경합주 조지아주에서 버스 유세를 할 예정이다.
한편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한 것을 두고 케네디 가족은 비난과 함께 민주당 지지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의 동생 맥스 케네디는 이날 지역 일간 LA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내 형 보비(케네디 주니어의 별칭)를 무시하고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해달라”며 “이것이 우리 아버지 명예를 가장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맥스와 케네디 주니어는 1968년 총격으로 숨진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며, 1963년 역시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다.
맥스는 케네디 주니어를 향해 “우리 가족의 가치와 어떤 접점도 보여주지 않은 트럼프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종차별 반대, 합법적 이민 확대, 총기 규제 등 자신의 아버지가 생전에 지키고자 했던 모든 가치에 반하는 ‘적’이라며, 아버지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은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케네디 주니어의 누나 캐슬린을 비롯한 다섯 남매는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발표하자 성명을 내고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케네디 주니어의 선택이 “가문의 가치를 배반한 일”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케네디 주니어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두고 “트럼프와 공화당이 ‘빅텐트’ 정당이란 점을 증명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캣 레이디’ 발언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잘못된 방식으로 이해해 유감”이라며 “민주당과 해리스가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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