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전 임원에 수십억 스톡옵션 지급해야…6년 법적다툼 끝 패소

신라젠이 퇴직한 전 임원에게 수십억 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해야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신라젠은 A씨와 6년 동안 법적 다툼을 벌인 끝에 주당 약 7만 6천 원으로 계산한 가액(2019년 기준)을 지급하게 됐습니다. 현재 신라젠의 1주당 주가는 3,000원 수준입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신라젠이 전 임원 A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5일 확정했습니다.

신라젠은 2016년 주주총회를 열고 전무이사로 재직하고 있던 A씨에게 약 7만 5,000주를 4,500원에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신라젠은 A씨에게 임원 고용 및 연봉계약 만료를 통보했고, 이사회를 결의를 통해 A씨의 주식매수청구권 부여도 취소한다고 통지했습니다.

A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2019년 8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신라젠이 A씨가 3억 3,750만 원을 지급하면 보통주 7만 5,000주에 해당하는 주권을 인도하고, 만약 강제집행이 불가능하다면 시가에 해당하는 현금 57억 6,75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확정판결 당시 주가는 1주당 1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A씨는 확정판결에도 신라젠이 주식을 주지 않자 현금을 받기 위해 법원에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고 인용 결정을 받았습니다.

신라젠은 그제야 주식 7만 5천 주를 A씨 앞으로 변제공탁한 뒤, 강제집행에 이의가 있다며 이번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신라젠은 "A씨의 강제집행은 주식을 받아 감으로써 완전히 이행이 가능함에도 오로지 돈만 받아 챙기려는 부당한 조치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불허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주식 인도 집행이 불능돼 57억여 원의 금전채권은 확정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주식을 2019년 10월 공탁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금전채권이 소멸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공탁과 주식인도 집행, 채권압류·추심명령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과 대법원 역시 이같은 1심이 옳다고 판단해 신라젠의 패소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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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