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표 '몽환 아련' 부활…"'인사이드아웃' 기쁨이 같은 존재되길" [인터뷰+]
26일 미니 10집 '드리미 레조넌스' 발매
서머송 잠시 접고 '몽환 아련' 부활
위로의 메시지 전하는 '클래시파이드'
"팬들이 원하는 음악 하고 싶었다"
"여러 시도 해보고 싶은 팀, 소화력 자신 있다"
"더 높은 꿈 좇는 중, 월드투어 희망"
그룹 오마이걸(OH MY GIRL)이 '몽환 아련' 콘셉트로 돌아온다. 이들을 오랫동안 지켜온 팬들이라면 '오리지널리티'의 귀환이 더없이 반가울 테다.
오마이걸은 최근 몇 년 사이 '던 던 댄스', '살짝 설렜어', '돌핀', '번지', '여름이 들려' 등 상큼하고 발랄한 서머송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보다 전에 '몽환돌' 오마이걸이 있었다.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 '불꽃놀이', '클로저(CLOSER)', '윈디 데이(WINDY DAY)'까지 다채로운 장르와 색깔로 '몽환 아련'을 소화해왔던 독보적인 그룹이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효정은 "몽환 아련을 다시 한번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오마이걸 아이덴티티를 한 번 더 보여드리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아는 "시간이 지난 만큼 몽환이지만 예전의, 어렸을 때의 분위기와는 다를 것"이라면서 "10년 동안 멤버들과 활동하며 느낀 감정들로 보다 성숙해진 오마이걸의 몽환을 보여드릴 거다"고 덧붙였다.
미니 10집 '드리미 레조넌스'는 몽환적인 울림, 공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효정은 "오마이걸 하면 밝은 에너지랑 몽환·콘셉트돌 두 가지를 생각해 주셔서 어떤 걸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번 앨범에는 두 가지를 다 접목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보기로 했다. 메시지는 '위로'다. 긍정적인 메시지의 몽환이라서 오마이걸의 밝은 에너지까지 줄 수 있다. 10년 동안의 활동 모습을 다 담은 앨범이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신보는 2021년 발매된 미니 8집 앨범 '디어 오마이걸(Dear OHMYGIRL)'의 수록곡 '나의 인형(안녕, 꿈에서 놀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팀 특유의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 이번 앨범에서 어릴 적부터 나의 곁에서 늘 함께한 애착 인형처럼,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오마이걸의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애착 인형' 아이디어는 유빈이 낸 것이었다고. 유빈은 "경험담에서 시작됐다. 어렸을 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애착 물건, 인형이 있지 않냐. 그 애착 인형을 보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이야기하고 슬픔을 나누며 위로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걸 음악으로 다른 분들께 공유해 드리고 싶었다. 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콘셉트를 인형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애착 인형이 강아지 모양이고 이름은 벽돌이었다고 밝히며 "내게 말을 해줄 순 없지만 나를 믿어주는 이 친구와 함께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위로가 있더라. 오마이걸의 음악이 존재함으로써 그런 위로를 받으시길 바랐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클래시파이드(Classified)'는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둔 팝 댄스곡이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신스의 신선한 조합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담고 있다. '나의 인형(안녕, 꿈에서 놀아)'의 답가 형식으로 가사에는 나쁜 꿈을 꾸지 않게 밤새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인형이 된 이야기가 담겼다. 이를 통해 팬들을 향한 소중한 마음을 전한다.
미미는 랩 가사를 써 작사가 김이나와 함께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김이나는 오마이걸의 데뷔곡 '큐피드(CUPID)'를 작사한 인연이 있다. 미미는 "오마이걸이 그동안 해 온 것에 대해 중점을 많이 두고 추억을 회상하며 가사를 썼다"면서 "데뷔 때는 랩 작사를 안 했는데, 이번에 김이나 작사가님과 같이 이름이 올라가니 기분이 묘하고 10년 사이에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대중성이 짙은 서머송으로 컴백할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 승희는 "'사랑받은 걸로 나와야 오마이걸스러운건가?'라는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10년 차기도 하고, 팬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팬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주고, 그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게 조금 더 컸다. 그렇게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음악으로 확정 짓게 됐다"고 답했다.
'오마이걸스럽다'라는 게 무엇인지 멤버들의 의견을 묻자 유빈은 "오마이걸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한 가지의 방향성을 가지고 출발한 팀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음악을 하다 보니까 우연히 많은 분이 사랑해 준 게 발랄하고 전체적으로 밝은 음악이었다. 그동안 우린 되게 여러 시도를 해보고 싶고, 콘셉추얼한 것도 해보고 싶은 팀이었다"고 답했다.
"저희가 하는 음악이 곧 오마이걸다운 것 같아요. 어떤 음악이든지 저희답게 소화할 수 있는 팀이란 자부심이 있어요. 앞으로도 저희만의 해석이 담긴 음악들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 오마이걸은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이 자신감은 팀에 대한 애정, 확신에서 비롯된 아주 단단한 것이었다.
승희는 "데뷔 때는 3년도 되게 까마득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벌써 7년을 넘고 잘 버텨서 10년까지 왔다"면서 "데뷔 초에는 콘서트도 하고, 투어도 하고, 다른 선배님들처럼 정규앨범도 내고 몇 집까지 발매하고, 히트곡도 가진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서 행복하다. 너무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렇지만 아직 오마이걸로서의 목표치는 위로 높게 두고 꿈을 좇고 있다. 아직 반 정도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월드투어나 돔 투어 등을 통해 조금 더 글로벌하게 오마이걸의 에너지를 많이 퍼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저의 뿌리는 오마이걸이라 생각해요. 뿌리를 잘 다져놨으니 앞으로의 10년 동안 열매도 맺고, 잎이 떨어지고, 다시 새잎을 내고, 빛도 보는 이런 시간을 겪으며 더 큰 나무로 컸으면 좋겠어요. 울창한 숲이 되고 싶어요."(효정)
"제가 '인사이드 아웃'을 되게 감명 깊게 봤는데요. 오마이걸이 하는 음악이 '기쁨이' 같다고 생각해요. 기쁨이는 유일하게 머리색이 파랗고 몸이 노랗거든요? 기쁨에는 기쁨과 슬픔이 함께 존재한다는 뜻이래요. 저희 음악이 그래요. 기쁘지만 슬프고, 슬프지만 기쁨과 행복이 같이 있는 인생관이라 생각해요. 항상 오마이걸은 기쁨이를 연상 시켜요. 기쁨이 같은 존재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승희)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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