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 미디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나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온라인 세이프티'(Online Safety)에 대한 인식 확산, 아동을 위한 디지털 안전망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해 '온라인 어린이 보호구역'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아동은 비대면 중심의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온라인상에 아동을 위한 보호장치는 오프라인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상에서의 유해정보 노출, 사이버불링, 디지털성착취 등 실재하는 위협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 마련이 시급합니다. 매주 월요일 온라인 세이프티를 위한 아이들과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아이들은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학교만큼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곳이 있다. 바로 온라인 미디어 세상이다. 온라인 미디어는 온라인상의 학교라 불러도 될 정도로 수많은 것들을 다루고 있다. 과거의 아이들이 사전을 통해 모르는 것을 채워나갔다면, 지금 우리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다.
그러나 학교와 온라인 미디어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학교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학습을 위한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온라인 미디어는 사실상 통제가 어렵다. 즉,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의 부적절한 콘텐츠가 학교 교육 과정에선 걸러질 수 있지만, 온라인 미디어를 통한 학습 과정에선 여과 없이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만 봐도 그렇다. 얼마 전 과제를 위해 커뮤니티 사이트 몇 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사이트마다 게시판 제목부터 부정적인 단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각종 비하 발언, 욕설, 혐오 등의 게시물들이 사이트 여기저기 위치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필요한 정보는 구하지도 못한 채 20분도 되지 않아 인터넷 창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비슷했다. 평소 SNS를 잘 이용하진 않지만, 과제를 해야 했기에 몇몇 사이트를 방문해야 했었고 그곳에 오르내리는 게시물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물론 원하는 정보는 찾을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성인 콘텐츠는 물론 성매매(일부는 미성년자였다!)로 의심되는 계정과 댓글에 노출되고 말았다. 이뿐만 아니라 곳곳의 댓글 창은 각종 비하, 혐오 발언으로 도배 되어 있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의 부적절한 발언이 일부 친구들의 언행과 무척 닮아 있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친구들이 온라인에서 배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주 들었던 비하 발언, 욕설 등이 눈에 띄었다. 우리 또래는 주변 친구들의 말이나 행동을 때로는 재미로, 때로는 어울리기 위해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온라인의 부적절한 정보는 한 아이에게만이 아닌 교실의 다른 아이들로 이어지는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이용자들은 1차적으로 정보의 좋고 나쁨을 스스로 판단해야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판단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온라인 공간에는 아동의 판단에만 맡기기에는 교묘한 방식으로 노출되고 있는 부적절한 정보들이 너무 많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Bill)과 같은 최소한의 통제 장치를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
또한, 이미 온라인에서 심각한 성범죄, 혐오, 학교폭력 문제로 인해 피해 입은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좋겠다. 피해 아동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불가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온라인에 대한 공포를 해소하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이 필요한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요즘, 우리는 앞으로도 학습을 위해 학교만큼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체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안전법, 피해 회복 프로그램 등은 아이들이 온라인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아동이 온라인을 공포의 공간이 아닌 교육과 건강한 성장을 위한 유용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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