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김대리 10년치 계약서 가져와' 화가 난 변호사가 만든 AI 계약 솔루션

임경업 기자 2024. 8.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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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개업을 하고 나서 어느날 해외 M&A(인수합병) 건 때문에 해외 변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외국 변호사들과 이야기할 때는 모든 것이 데이터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진행돼요. 어떤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 ‘이렇게 하면 이런 리스크가 있다’라며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합니다. 과거 사례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설득력이 있어요. 글로벌 법률 시장은 이 로직이 DB화 되어 있는 거예요. 반면에 한국 변호사들은 ‘그건 거래 관행이 아닙니다’라거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그랬습니다.

한국 변호사들의 태도에 화가 나서 제가 2년 전에 체결한 계약서를 봤습니다. 어느 항목이 평소와 다르더군요. 근데 이걸 왜 이렇게 계약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겁니다. ‘어라, 이게 왜 체결본에 빠졌지?’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도 비슷한 변호사였다는 걸. 사람보다 정확한, 컴퓨터로 만든 시스템이 필요하겠다고요.”

쫌아는기자들에게 법률 시장은 이상한 곳이었습니다. 어느 시장보다 AI가 더 쉽게 도입될 줄 알았거든요. 법이라는 기준이 있고, 수많은 판례가 있고, 산수처럼 1+1=2는 아니지만 ‘예스 or 노’의 정답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장보다 빠르게 AI가 침투해 AI 보조 변호사, AI 보조 판사가 등장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리걸(법률) 시장의 AI 도입은 생각보다 속도가 더뎠습니다. BHSN의 임정근 대표는 “도메인 전문가가 바라는 눈높이와 기술자가 할 수 있는 능력 사이의 갭이 너무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법을 다루는 이들에게 AI의 실력은 아직 미치지 못하고, 개발자들에겐 법은 AI가 다루기에 아직 어려운 영역이라고요. 임 대표는 “이혼 소장을 대신 써주거나 이혼 판결을 대신해줄 수 있는 AI? 그것이 문샷 기술일 것”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법은 인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대신 임정근 대표와 BHSN은 AI로 할 수 있는 작은 시장부터 파고 들었습니다. ‘김대리, 우리 10년치 계약서 좀 가져와봐’라고 말하는 부장님. 그리고 그 계약서에 밑줄을 쳐가며 과거 케이스를 찾아야 하는 김대리의 페인포인트를 AI로 해결했습니다. 기업의 계약을 관리해주고, 국내와 해외 법령을 기반으로 계약서의 위험 조항을 알려주거나 조항은 추천하는 AI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AI 유즈 케이스(use case, 사용 사례)를 꿰어야 보배라는 것입니다. 임 대표는 95학번으로 사법고시 출신에 대형 로펌을 다니던 잘 나가던 변호사였습니다. AI는 하나도 모르고, 게임 정도 좋아했던 그가 AI 창업에 뛰어든 이야기까지 풀어놓았습니다.

임정근 BHSN 대표. /BHSN 제공

1. 기업의 모든 계약은 비용과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다

-통합 솔루션(앨리비)을 제공합니다. 무엇에 대한 기능적 통합을 만든 것인지, AI는 세부적으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 것인지요.

“담당하는 업무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계약 관련 업무예요. 계약서 작성부터 비교 검토, 내부 승인, 결제, 그리고 관리까지 하나의 체계에서 관리하고 있죠. 외국에서는 이를 ‘컨트랙트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라고 부르는데,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내용들이 계약서에 담기기 때문에 여러 부서가 협력해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런 과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BHSN 솔루션은 이를 더 철저하게 관리하려고 해주죠.

두 번째는 해외 비즈니스를 위한 법령이나 정책, 그리고 관련 정보들을 제공하는 일이에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세우면 어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또는 해외에서 회사 설립이나 토지 임대, 채용을 할 때 필요한 제도와 관행들을 잘 모르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정보들을 제공해서 기업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에서 계약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계약이라는 게 기업마다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어떤 회사는 원재료를 구입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완제품을 구매하기도 하고, 유통을 담당하기도 하죠.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사람을 채용하거나 물류 계약을 맺고, 유통 및 판매를 진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협업을 하게 되는데요, 이런 모든 과정이 결국 계약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금액이 됐든, 당사자들의 권리와 의무가 됐든, 기업이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다양한 조건들이 모두 계약서에 반영되죠. 기업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계약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어요.”

-계약서 작성이나 검토에 들어가는 기업의 시간과 비용이 정말 크다는 것이군요. 그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도 크고요.

“계약서 작성이나 검토 과정에서는 정말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모되는데요. 예를 들어, 계약서를 작성할 때 표준 양식을 찾거나 과거 계약서를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걸리죠. 이런 작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또한, 관리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가 광고라면 현재 거래 중인 광고주가 몇 명인지, 단가는 얼마인지, 계약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계약이 1년 단위로 갱신되는지 아니면 자동 종료되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현재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런 정보를 엑셀 파일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에요. 담당자가 바뀌거나 퇴사하면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정확성도 떨어지고요.

엑셀로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이런 방식은 디지털화되지 않아 시간이 걸리고 정확성도 보장되지 않아요. 이런 이유로 회사의 비즈니스 현황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해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데요. 예를 들어, 하도급법에 따라 대금을 정해진 기간 내에 지급하지 않으면 법을 위반하게 되는데, 이런 규정을 지키기 위해 ERP 시스템에서 자금 흐름과 계약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해요.

마찬가지로 광고 계약의 경우, 계약서상 들어와야 하는 금액과 실제로 들어온 금액을 비교하면서, 상대방이 돈을 지급하지 않았는지, 내부에서 실수로 할인을 해줬는지, 또는 광고판 오류가 있었는지 등을 관리해야 해요. 이런 것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리스크가 발생하고, 결국 비용으로 이어지게 돼요. 정리하자면, 첫 번째는 계약서 작성과 관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그동안 관리되지 않았던 영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리스크와 손실을 줄이는 것이에요.”

2. ‘김대리, 예전에 우리 이 계약 어떻게 했더라?’라고 물으면 ‘AI를 켜세요’

-계약 당사자인 회사가 갑의 위치인지, 을의 위치인지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고요. 계약 대상과 특수 관계일 수도 있고요. 일반적인 계약 룰의 예외 상황이 너무 많을텐데요. AI가 이 모든 것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요.

“물품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이 각각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매도인에게 유리하게 하거나 매수인에게 유리하게 하는 조건을 넣을 수도 있고, 중요한 조항이 누락되었는지, 갱신 조건이나 하자 담보 책임 같은 것들이 잘 들어갔는지 AI가 체크해줍니다.

예를 들어 계약 기간 같은 경우, 보통 돈을 지불하는 쪽에서 계약 기간을 설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만약 누군가 사업 부서에서 갑자기 5년짜리 계약을 체결하고 나가버리면, 회사 입장에서는 중간에 계약을 끊을 수도 없어서 굉장히 난감할 수 있거든요. 아니면 문제가 있는 계약을 종료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 입점 업체가 문제가 있는 경우, 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되지 않도록 담당자가 챙겨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에선 이 모든 일들이 사람에 의존합니다. 예를 들어 ‘김대리, 예전에 우리 이 계약 어떻게 했더라’라고 부장님이 이야기하면 과거 결재 문서를 뒤져서 과거 사례를 찾고 정리해요. 동시에 여러 업체와 계약한 경우엔 엑셀 시트에 입력한 계약 기간을 체크해야 하고요. 이 과정에서 과거 담당자와 현재 담당자가 다르면 전화를 해서 물어봐야 합니다. 전부 비용이고, 비효율입니다.

BHSN의 AI로 자동화된 가이드는 일반적인 업계 표준도 제시하지만, 해당 회사가 이전에 했던 계약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기본적으로 회사마다 계약의 기준이나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저희는 표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회사에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해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계약 기간을 1년으로 할지, 장기간으로 할지 등은 외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회사 내부의 정책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과거 학습한 계약 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테일한 부분들을 회사에 질문하고, 그 답변을 바탕으로 정책에 맞게 AI가 자동으로 추천 계약 내용을 던져주는 시스템을 만드거죠.”

-AI가 이 계약을 수정할 수 있는 옵션, 그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맞습니다. 회사에서 예스나 노로 간단히 결정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특정 조항을 포함할지 말지, 포함한다면 어떻게 수정할지 등을 결정해야 하죠. 이런 과정에서 과거 계약서들이 중요한 참고 자료가 돼요.

특히, 과거 계약서를 살펴보면,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많이 달라진 걸 알 수 있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계약서에 새로운 조항이 필요해졌어요. 예를 들어, 중국에서 부품을 받지 못해 생산이 중단된 상황에서, ‘부품 납기를 지키지 못해 생산 라인이 멈췄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라는 요구가 들어올 수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 대비해, 팬데믹 같은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조항이 필요하게 된 거죠.

그리고 법적으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조항들, 예를 들어 천재지변에 해당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고요. 과거 계약서를 보면 그런 사례들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확인할 수 있고, 최근의 관행과 법률에 맞게 앞으로 쓸 계약서를 ‘이렇게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AI가 추천해줍니다.”

-AI가 아예 판단을 대신해주진 않습니까. 아예 이렇게 하라면서 계약서를 써주는.

“AI가 법적 판단을 대신해주는 건 아닙니다. 최종적으로는 담당자가 판단해야 합니다.”

3. 영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까지 지원하는 AI

-외국어로 작성된 계약서도 같은 분석을 해줍니다.

“회사가 과거 해외 계약을 맺었던 데이터, 일반적인 해외 기업의 계약 표준 등은 복합적으로 분석하죠. 영어,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국어 지원이 됩니다. 대기업 입장에선 영업 조직이 구축된 미국이나 일본 기업과 계약은 정보 접근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동남아는 정보가 부족해서 실무자 입장에선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럴 때 AI가 동남아 과거 계약과 법률을 알려주면 유용하죠.”

-해외 계약 표준을 학습하는 것도 어려웠을 텐데요. 무엇보다 그 데이터를 어디서 구했나요.

“영업 기밀입니다. 하지만 합법적인 데이터인 것은 보장할 수 있습니다.”

-사내 변호사, 기업과 계약을 맺은 로펌의 일이 훨씬 줄어들겠군요.

“사람의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사람들은 이제 실질적으로 중요한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상대방과 협상을 한다거나, 특정 조항을 넣을지 뺄지 고민하는 것처럼, 회사에 이득이 될 만한 중요한 결정에 더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죠. 이렇게 되면 업무 방식도 많이 바뀔 것 같아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일은 자동화가 되고, 사람들은 더 전략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AI로 계약을 분석을 하기 전에, 회사 담당자들이 계약 현황을 전부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기능은 AI 기술력보다 회사의 워크플로우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이 중요한데요.

“대쉬보드로 한 눈에 계약 현황들을 볼 수 있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요. 법인 계약, 개인 계약을 구분하고, 계약 완료, 계약 검토 중 상황에 따라 구분해줍니다. 계약에 따른 점포별 매출 현황도 볼 수 있고요.”

-기업 입장에선 AI 도입을 위해 회사의 과거 계약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꺼려질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의 과거 계약은 어떻게 처리하나요.

“파일 형식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해요. 만약 아주 오래된 계약서가 있어서 인쇄본만 남아 있다면, OCR(광학 문자 인식)을 사용해 디지털화해야 하고, 이미 파일 형태로 존재하는 문서는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시스템에 옮길 수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버전과 SaaS 버전이 있습니다. SaaS 버전의 경우,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저희가 고객의 계약서 내용을 볼 수 없어요. 저희는 접근 권한 자체가 없어서 고객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고요. 고객들이 종종 ‘우리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학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시는데, 저희는 이미 학습이 끝난 AI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객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단, 고객이 특별히 원하는 경우에만 회사 내부에서 추가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보안 문제는 철저히 관리됩니다.

엔터프라이즈 버전의 경우에는 조금 다릅니다. 이 버전은 회사 자체의 IDC 서버나 내부망에 직접 설치하는 형태로 제공돼요. 당연히 구축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높아지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모든 데이터를 자사 내부망에서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BHSN의 비즈니스 솔루션 모습과 AI 계약 리뷰 시연 화면. /BHSN

4. “AI를 쓰면 계약서 검토 및 작성에 드는 시간은 67%, 비용은 64% 줄일 수 있다”

-턴키로 큰 금액을 한 번에 부과하나요. 아니면 계정 당 요금제로?

“요금제를 플랜별로 나누고 있어요. 기본 요금은 인당 월 3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계약서 DB와 솔루션에 근할 수 있는 계정당 요금이 부과됩니다. 기능에 따라 요금제가 차등화되기 때문에, 3만 원, 4만 5천 원, 7만 원 이렇게 세 가지 요금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용료는 별도로 부과됩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 리뷰 같은 AI 기능을 호출할 때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방식이죠.”

-가장 먼저 생각나는 타깃은 대기업인데요. 공개할 수 있는 고객사는요.

“오피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대기업은 SK텔레콤과 CJ제일제당입니다. 다른 곳들은 아직 허락을 받지 못해서요.”

-계약을 검토할 시간을 줄인다, 결국 시간은 기업에게 돈이고요. 이게 정량적으로 평가가 되어야 설득이 될텐데요. 100% 사람이 계약서를 검토하고 체크하는 것에 비해 BHSN 솔루션을 쓰면 얼마의 시간을 줄일 수 있나요.

“시간 절감 측면에서는, 변호사 한 분이 계약서 하나를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저희 시스템을 사용하면 약 67% 정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기존에 100시간이 걸리던 작업이 33시간으로 줄어드는 거죠. 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외부 로펌에 계약 검토를 의뢰하는 경우와 비교해 봤는데요. AI 툴을 사용하면 초기 검토 단계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만 골라서 외부에 보내기 때문에 타임 차지가 줄어들어요. 이로 인해 비용도 약 64% 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부에 계신 변호사분들의 도움을 받아 리서치를 진행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생리. 누군가 AI를 쓰겠다고 하면 AI를 쓰다가 오류가 나면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습니다. 사내변호사나 실무진 입장에선 AI가 자신의 일을 뺏어가는 것이라 느낄 수도 있고요. 임원은 AI가 겁나서, 실무진은 AI를 꺼리는. AI 도입 의사결정 과정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데요.

“BHSN AI 솔루션, 앨리비를 사용한다고 해서 내부 검토를 생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결국에는 회사 정책에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사람이 한 번 더 최종적으로 검토를 해야 하거든요. 시스템을 사용해보면 사람이 100% 완벽하게 할 수 없는 부분들을 보완해 줘요. 사람도 실수를 할 수 있고, 예전에 작성된 계약서를 다 확인하지 못하거나, 주의력이 떨어져서 몇 개만 보고 실수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빠짐없이 찾아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정확도가 더 높죠.

사람이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계약서를 검토하면, 아무래도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인데요, 시스템을 사용하면 그런 실수를 줄이고, 오히려 더 정확하게 검토할 수 있는 거죠. 책임 문제보다는 실질적인 실무 측면에서 보면, 이 시스템이 오히려 일손도 덜고 실수의 확률도 줄여줍니다. 예를 들어, 실무진 입장에서는 계약서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시스템을 사용하면 과거에 어떻게 했는지 정확히 찾아볼 수 있고, ‘3개월 전에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그때는 이런 걸 했는데 왜 이번엔 빠졌나요?’라고 질문할 수 있고요. 휴먼 에러를 오히려 줄여주는 것이죠.”

BHSN의 계약 관리 시스템. /BH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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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변호사들의 모의 계약 트레이닝... 많은 답변 데이터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퀄리티

-AI 모델은 어떤 모델을 씁니까

-데이터 학습은? 기업들의 계약서는 구글링을 해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어떤 데이터를 학습하는지가 중요하군요. 그렇다면 변호사들이 지식인에 단 답변이야말로 AI 리걸 데이터의 보물창고 아닐까요.

-팀 황이 설립한 피스컬노트, 법률 출판 독보적인 회사인 톰슨 웨스트의 자회사인 웨스트로 같은 회사들도 법령 문헌정도 데이터 베이스를 제공합니다. 그들의 오랜 역사로 쌓아올린 데이터가 무척 방대할텐데요.

6. 기대와 현실의 갭, 유즈 케이스가 핵심... “AI 변호사와 판사요? 이혼 변호사와 판사를 만드는 것이 문샷 기술에 가까워”

-일본 법인 설립 및 진출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솔루션 안에서 관련 뉴스와 해외 동향까지 AI가 수집해서 알려주는군요.

-리걸 AI의 도입과 시장이 훨씬 빨리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법률 시장 AI 도입은 굉장히 더딥니다.

-기대와 현실의 갭을 수많은 활용 사례를 통해 연결해야 한다? 그래도 몇몇 분야에선 선제적으로 AI를 도입하려고 애쓰지 않았나요.

-결국 돈을 내고 쓰도록 하는 유즈 케이스가 핵심이라면, 최종적으로 리걸 AI의 발전 모델은 어디에 있습니다. AI 판사나 변호사? 그들이 인간의 상황을 읽고 대신 변론하고 판단해주는?

-장기적으로 BHSN의 솔루션은 법원에서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수많은 판례를 학습한다면요.

7. 17년 대형 로펌 근무 후 늦은 창업 “새벽 교회에서 불교 유무공 사상, 그리고 AI까지 파고든 이유는”

-95학번에 2003년 사법고시를 패스했습니다. 그 뒤로 오래 로펌에 계셨고요.

-처음부터 AI 솔루션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고요.

-2020년부터 AI의 가능성을 예상했다?

-로펌으로 돈을 벌어 AI에 투자한 셈이군요. 그 정도로 잘 나가는 변호사였으면 창업이라는 리스크는 왜?

-AI는 결국 법률 시장의 조언자이가 될 수 있을까요? AI가 기업과 법률 시장에 해를 끼치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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