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필요한 순간에 나온 7이닝 1실점 역투…코리안 몬스터, 7020일 만의 한화 두산 3연전 싹쓸이 이끌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나온 쾌투였다. 류현진이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주며 한화 이글스의 승리를 견인했다.
류현진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는 전날(24일) 두산과 연장 10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그 결과 7-6 승전고를 울리긴 했으나, 불펜 소모가 극심했던 상황이었다. 한화로서는 류현진의 긴 이닝 소화가 절실했다.
2회말부터는 거칠 것 없었다. 김재환(중견수 플라이), 강승호(포수 파울플라이)를 차례로 잡아냈다. 허경민에게는 좌전 2루타를 맞았지만, 김기연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회말에는 조수행(유격수 땅볼), 정수빈(유격수 땅볼), 김재호(유격수 직선타)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첫 실점은 4회말에 나왔다. 제러드와 양석환을 연달아 유격수 땅볼로 막아냈으나, 김재환에게 우중월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의 솔로포를 헌납했다. 다행히 강승호를 삼진으로 요리하며 더 이상 흔들리지는 않았다. 5회말에는 허경민(1루수 파울플라이), 김기연(2루수 땅볼), 조수행(삼진)을 차례로 돌려세웠다.
이날 류현진 피칭의 백미는 7회말이었다.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강승호에게 3루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어 허경민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막아냈지만, 김기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1, 2루에 몰렸다. 두산은 대타로 양의지를 내세웠다.
떨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류현진은 침착했다.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7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 총 95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측정됐다. 한화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공을 후속투수 박상원에게 넘긴 류현진은 한화가 끝내 3-1로 승리함에 따라 시즌 8승(7패)을 챙기는 기쁨도 누렸다. 평균자책점 역시 기존 3.98에서 3.84로 낮아졌다.
시즌 초 다소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고, 중반에도 몇 차례 부진에 시달렸지만, 류현진은 곧 모두가 알던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되찾았다. 지난 13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2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고, 18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도 6.1이닝 6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리고 그는 이날도 호투하며 한화의 승리에 앞장섰다.
이런 류현진의 활약에 힘입은 한화는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이로써 56승 2무 60패를 기록한 이들은 6위 SSG(58승 1무 62패)와 승차 없는 7위에 위치하며 가을야구의 꿈을 이어갔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KT위즈(59승 2무 61패)와는 불과 1경기 차. 아울러 한화가 두산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것은 지난 2005년 6월 4~6일 청주 시리즈 이후 7020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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