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생각했겠죠?” 괴물이 미션 완료한 그 순간, 숨은 공로자는 뒤에 나온 주전 포수였다 [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마지막 고비에서 괴물 투구를 선보였다. 주무기 체인지업을 봉인한 채 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만 던졌다. 그렇게 대타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37)이 의미 있는 두산전 스윕을 이끌었다.
류현진은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95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5안타 1사사구 4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8승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을 3.84로 낮췄다. 불펜 가용 자원이 충분치 못한 경기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며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실점 위기는 꾸준히 있었지만 힘과 기교를 섞으며 노련하게 마운드를 운영했다.
하이라이트는 7회말 마지막 타자 양의지와 승부였다. 2사 1, 2루에서 두산은 양의지 대타 카드를 펼쳤다. 그러자 양상문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류현진에게 이날 경기 마지막 승부임을 인지시켰다. 류현진은 양 코치의 한마디에 전력투구로 응답했다. 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두 가지 구종을 앞세웠다. 6구 몸쪽 컷패스트볼로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류현진의 호투로 한화는 두산에 3-1로 승리했다. 2005년 6월6일 이후 무려 7020일 만의 두산과 3연전 싹쓸이 승리다. 한화는 시즌 전적 57승 60패 2무. 5위 KT를 1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다음은 경기 후 류현진과 취재진 일문일답.
-두산전 최근 스윕이 언제였는지 아나?
기사를 통해 봤다. 2005년이더라. 내가 입단하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스윕과 더불어 치열한 순위 경쟁 중 승리다.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승리를 한 것 같다.
순위 싸움 중에 승리한 게 가장 큰 것 같다. (채)은성이와 (안)치홍이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합심하며 연승을 이뤘다. 연승하고 있는 게 특히 기분이 좋다.
-마지막에 양의지와 승부할 때. 정말 마지막 승부라고 생각하면서 던지는 것 같았다. 볼배합이 인상적이었는데 포심과 컷만 던지더라. 미리 이렇게 두 구종만 던지려고 했나?
포수 사인대로 던졌다. (최)재훈이가 볼배합을 워낙 잘해줘서 재훈이를 믿었다.
-아마도 양의지 선수는 체인지업을 생각했을 것 같은데.
체인지업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좋은 사인을 줬다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 던졌다.
-7회말 첫 타자인 김재환 선수를 상대할 때도 전력투구하는 것으로 보였다.
아무래도 선두 타자였고 우리가 역전한 상황이라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전에 홈런도 맞아서 꼭 복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도 이렇게 시즌 막바지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했다. 올해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렇게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순위 경쟁이 어떻게 다가오나?
우리가 최근 몇 년 동안 못 했던 것을 하고 있다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어린 선수부터 베테랑까지 모두 매 경기 매 순간 집중하는 게 정말 보기 좋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나?
특별한 것은 없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다 잘하고 있다. 늘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갖고 하자고 얘기한다.
-시즌 막바지인데 구속이 잘 나오고 있다. 그만큼 올해 컨디셔닝도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곳 없이 던지고 있다. 그래서 구속도 잘 나오는 것 같다. 우천 취소가 나오면서 체력적으로도 보충이 됐다. 자연스럽게 관리가 잘 이뤄지는 것 같다.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그래도 고국이라 컨디션이 좋아진 점도 있을까?
어느 정도는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날씨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예전 한국 여름은 이렇지 않았다. 요즘 같은 날씨는 확실히 미국에서 뛸 때보다 힘들다. 여름 날씨 빼고는 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에이스로서 부담이나 책임감도 느낄 것 같다. 예전에 한화에서 그리고 다저스와 토론토에서 그랬지만 다시 한화에서 시즌 막바지 치열한 경기를 하고 있다.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선발 투수니까 선발 투수에 맞는 역할만 생각하고 있다. 투구수가 정해졌으니까 그 투구수를 잘 채우면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려 한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마지막 경기를 가을 야구로 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이 동기부여로 작용하나?
그렇게 하고 싶다. 하지만 그에 앞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우리가 스프링캠프부터 세운 목표가 포스트시즌이다. 지금 몇 경기 안 남았는데 목표가 보인다. 다 같이 목표를 바라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다음 선발 등판 상대는 KT다. 역시나 중요한 경기인데.
그렇다. 사실 이제부터는 모든 경기가 다 중요하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안 보이는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 투수 같은 경우는 볼넷을 최대한 덜 줘야 한다. 그래야 계획한 대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계속 이긴다. 좋은 징크스가 생긴 것 아닌가 싶은데.
모르겠다. 그냥 선수들이 잘할 때 이 유니폼을 입은 것 같다. 선수들이 잘하니까 유니폼도 좋아 보이는 것 같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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