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 달' HD현대마린엔진, 빚 갚고 재무 체력 키웠다

도다솔 2024. 8. 26. 06: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업 확대 위한 재무안정화 주력 행보
두 달 만에 차입금 의존도 19→4% '뚝'
재무통 CEO 중용…기초체력 다지기
그래픽=비즈워치

지난달 말 공식 출범한 HD현대의 선박 엔진 전문기업 HD현대마린엔진이 차입금을 대폭 줄이며 새 출발에 청신호을 켰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토대로 최근 선박 엔진 시장 성장세와 실적 성장의 방향성을 같이할 경우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빚 덜고 가벼워진 마린엔진, 곳간 채울 일만 남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으로 인수된 후 HD현대마린엔진의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마린엔진은 지난 22일 단기 차입금 700억원을 상환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기준 남은 단기 차입금은 100억원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앞서 이달 1일에도 5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갚았다.

HD현대마린엔진의 연결 반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단기 차입금(873억원)을 포함한 회사의 총 차입금 규모는 약 901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는 19%였다. 이번 상환으로 단순 계산 시 차입금의존도를 4%대로 떨어진다. 이는 STX중공업 시절을 포함해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상 차입금의존도는 30% 미만을 안정권으로 평가한다. 

부채비율은 98%다. 시장에서는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판단한다.

차입금 상환에 따라 회사는 이자 비용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차입금 비중이 낮으면 추후 채권을 발행하는 데 유리하다. HD현대그룹에 인수되며 지난달 30일 공식 출범한 HD현대마린엔진은 선박 엔진 기술 고도화와 생산 효율 강화에 나설 계획으로, 향후 시설이나 기술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STX중공업 시절부터 지적받아온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개·보수나 캐파(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증설 등 예정된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선 채권 발행 등 자금 조달 계획 다각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생산시설 정비와 투자를 통한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무 환경이 필수적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빚을 덜어내 한결 가벼워진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효율적 투자와 체질 개선 등 새 시작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재무통 전진배치…역량 입증할까

강영 HD현대마린엔진 사장. /사진=HD현대

업계에서는 HD현대마린엔진이 출범 한 달 만에 은행 빚부터 손봤다는 점에서 효율적 투자와 재무 안정화란 임무를 부여받은 강영 사장의 역할론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HD현대는 출범 초기 재무 안정을 이끌 초대 대표로 그룹 재무통인 강영 사장을 선임했다.

강 사장은 1965년생으로 부산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회계담당임원, 경영부문장, 재경본부장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로, 주로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지난해부터는 STX중공업 인수 추진을 총괄했다.

강 사장의 후속 과제는 재무 안정화와 함께 HD현대그룹에서 엔진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 사모펀드 체제 탈피, 화학적 결합 등이 거론된다.

HD현대그룹은 이전까지 대형 엔진 생산은 HD현대중공업에, 중소형 엔진 생산은 HD현대마린엔진에, 발전용 엔진은 HD현대엔진에 각각 맡겼다. 3개 회사가 역할 분담을 하는 체제이지만, 핵심 부품 기술은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크랭크샤프트 생산 기술과 일원화된 터보차저 생산체계를 가지고 있다.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 선박 엔진 시장 글로벌 1위인 HD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HD현대는 HD현대마린엔진을 통해 엔진 기술을 고도화하고 생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선박 엔진 시장은 2030년 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점차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노후 선박의 증가로 선박 엔진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은 2027년 세계 선박용 엔진 시장 규모가 133억 달러(약화 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 1464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을 거두면서 1년 전보다 각각 53.8%, 198.5%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