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로 리모델링하는 이촌 현대맨숀, 97가구 일반분양은?
공사비 3.3㎡당 542만→925만원 증액 협상 중
27층 별동 지어 느는 97가구, '골든타임' 후분양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맨숀'이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르엘 이촌'으로 변신한다. 준공 50년차를 맞은 노후 아파트가 하이엔드(고급) 브랜드를 달고 새 아파트가 되는 것이다. 이촌역(4호선·경의중앙선)과 서빙고역(경의중앙선) 사이로 고가주택지인 동부이촌동으로 불리는 입지다. 역은 멀지만 강변북로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르엘 이촌'은 용산의 첫 리모델링 단지다. 이촌동에서 재건축 계획을 접고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7개 단지 가운데서도 속도가 가장 빠르다. 다만 공사비가 오르면서 사업성 부담은 커졌다. 분양가상한제 탓에 분양수입을 늘리긴 어려운 것도 문제다. 조합은 리모델링으로 증가하는 97가구를 후분양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1대1 재건축 첼리투스 옆, '우여곡절' 리모델링
'르엘 이촌'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맨숀을 리모델링해 조성되는 아파트다. 이촌 현대는 최고 15층, 8개동, 653가구 규모로 1974년 준공됐다. 2020년 시공사로 선정된 롯데건설은 이곳에 '르엘(LE:EL)' 브랜드를 적용한다.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을 통해 최고 27층, 9개동, 750가구로 탈바꿈한다. 별동 증축으로 테니스장 부지에 짓는 27층 신축동에 일반분양분이 들어간다.
롯데건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의 기본도급액은 2728억원이며 완공예정일은 2026년 8월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토공사(파일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기존 아파트가 골조가 깨끗이 남겨져 서있다. 이촌 현대 리모델링 조합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30~40% 수준이다.
현대아파트와 인접한 렉스아파트는 지난 2015년 1대 1 재건축을 통해 최고 56층의 '래미안 첼리투스'로 거듭났다. 이촌 현대는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선회해 2006년 조합을 설립하고 용산의 첫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됐다. 하지만 주민 갈등과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사업이 지연됐다.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로 시공사가 두 차례 바뀌기도 했다.
현재는 롯데건설과 공사비 증액을 두고 협의 중이다. 롯데건설은 3.3㎡(평)당 542만원에서 925만원으로 올려달라는 공문을 지난 4월 조합에 발송했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가 925만원으로 확정된 건 아니고 계속 협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청담 건영 평당 공사비가 1137만원인데 (이촌현대가) 925만원이면 그리 높은 건 아니다"라며 "하이엔드가 아닌 일반 브랜드를 적용하는 단지들도 요새 평당 800만원 후반에 입찰하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26년께 97가구 일반분양?
리모델링을 통해 증가하는 97가구는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조합은 '골든타임 분양제'를 통해 준공 전 적절한 시점에 공고를 낼 예정이다. 용산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높은 일반분양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후분양'을 택한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이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할 때 일반분양을 실시하는 방식"이라며 "입주는 2026년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분양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2027년 초중순에 실제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촌동의 A 공인중개사는 "일반분양가는 평당 6000만~6500만원 정도로 본다"고 전했다. 이촌동의 B 공인중개사는 "조합원 분담금은 전용 83→95㎡ 이동할 때 3억원 안팎, 전용 139→173㎡의 경우 6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기존 83㎡ 매물이 층과 향 등에 따라 20억~24억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단순 공사비보다 일반분양 수입을 늘려 분담금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사업 진행이 늦어지면 사업성도 떨어진다"며 "공사비가 오르기 전에 준공한 5년차 이내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때 리모델링 단지의 분양가가 불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방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사업 진행이 어려운 건 물론이고 서울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한강변, 2호선 주변 외엔 이렇게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할 만한 단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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