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결탁해 시세 조종…"한국인 사랑해요"[코인판 미꾸라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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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한국인 사랑해요."
자신을 '검머외'(검은 머리 외국인)이라 지칭한 국내 투자자 A씨가 지난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후 법적으로 금지된 시세 조종 행위를 버젓이 일삼은 뒤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외국인과 결탁한 수법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유동성 창구로 활용해 A씨가 거둔 추정 이익은 최대 36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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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원 넘는 차익 남긴 뒤 "수고하셨습니다, 한국인 사랑해요"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수고하셨습니다, 한국인 사랑해요."
자신을 '검머외'(검은 머리 외국인)이라 지칭한 국내 투자자 A씨가 지난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후 법적으로 금지된 시세 조종 행위를 버젓이 일삼은 뒤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외국인과 결탁한 수법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유동성 창구로 활용해 A씨가 거둔 추정 이익은 최대 36억원에 달한다.
◇ 이용자 보호법 이후 시세조종 1호 사건 '어베일 사태', 뭐길래
A씨는 지난달 23일 외국인들과 결탁해 어베일이라는 가상자산을 다량으로 확보하고 이를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최대 1383%까지 끌어올린 뒤 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X의 팔로워수가 2만2000명에 달할 만큼 업계 내 '인플루언서'로 통한다. 그는 어베일이 빗썸에서 거래 가능한 오후 10시 43분 전인 9시 17분경 자신의 X에 글을 남겼다. 어베일을 자신에게 대여해주면 대여해준 물량보다 더 많은 양의 어베일을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에 돌려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후 40여분 간 외국 자본까지 끌어모으며 어베일 가상 가상자산을 117만개가량 모았다. 상장 이후 빗썸 거래소에 표시된 어베일의 내부 유통량은 155만개에 달했는데, 해당 물량 대비 75.4%에 달하는 물량을 A씨가 손에 쥔 셈이었다.
A씨는 다량의 물량을 활용해 빗썸에서만 어베일의 가상자산 가격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당시 빗썸에서 3000원대가 넘어가던 어베일 가격은 타 글로벌 거래소에서는 시작가와 비슷한 200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 개미 투자자 심리 이용한 A씨, 15분 만에 1400% 올린 뒤 40억원 넘게 챙겨
A씨가 어베일의 상장과 동시에 실행한 시세 조종 행위는 언뜻 보면 투자자들에게는 어베일의 '상장 효과'로 보였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상장과 동시에 거래 시작가 대비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일명 상장 효과가 간혹 발생한다.
빗썸에 상장한 어베일은 오후 10시 거래 시작가인 236원에서 15분 만에 15배가량이 뛴 3500원까지 치솟았다.
유동성이 풍부한 '코인 불장'때 이 같은 상장 효과는 더 빈번했지만 최근 지지부진한 가상자산 시장 환경상 투자자들에게 어베일의 급등은 이례적이었다. 모처럼 상장 효과에 투자자들도 평소보다 어베일의 매수세에 더 몰려들었다.
A씨는 이 같은 투자 심리를 이용해 거래 시작 이후 3500원까지 어베일 가격을 끌어올린 뒤 점차 투자자들에게 어베일 물량을 물량을 떠넘기기 시작했다.
어베일 가격은 그렇게 1시간 만에 최고가(3500원) 대비 48.5%가 떨어진 1800원대까지 하락했다.
어베일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며 17시간 만에 글로벌 거래소들의 거래가와 비슷한 200원대로 내려앉았다.
A씨가 쥐었던 117만개의 어베일 물량을 최고가에서 매도했다고 가정했을 시, 그의 수익은 41억원에 달한다.
이후 그는 마치 국내 개미 투자자들을 조롱하는 듯 "수고하셨습니다 한국인 사랑해요"라는 말을 자신의 X에 남겼다.
해당 글을 본 투자자들은 공분하기 시작했고, 현재 그의 X 계정에는 모든 글이 삭제된 상태다.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하고 나서 불과 나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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