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김건희 명품백 수심위 시작…불기소 ‘들러리’ 우려도

강재구 기자 2024. 8. 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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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하면서 그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수심위가 김 여사 무혐의 처분을 정당화하는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수심위에 사실관계와 법리적 쟁점 등 충분한 자료가 제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수심위가 김 여사 불기소 처분에 명분만 안겨주는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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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이원석 총장 퇴임전 심의 마칠 것”
2022년 9월13일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 가방을 선물 받는 모습. ‘서울의소리’ 동영상 갈무리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직권으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하면서 그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수심위가 김 여사 무혐의 처분을 정당화하는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수심위에 사실관계와 법리적 쟁점 등 충분한 자료가 제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25일 한겨레에 “이번주부터 수심위 위원 선정을 시작으로 운영 지침에 맞게 위원회 개최 및 심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9월15일) 이 총장 퇴임 전에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심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에 대해 외부 전문가가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법조계·학계·언론계 등에 소속된 150~300명의 위원 후보 중 무작위로 선정한 15명이 해당 사건에 대한 현안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한다.

만장일치가 원칙이나, 의견이 엇갈릴 경우 출석위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수심위 결정은 권고일 뿐 강제성은 없다.

이번 수심위에서 수사기관은 ‘무혐의’를 주장하고, 피의자가 ‘자신은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례적 광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수심위 운영지침을 보면 사건 주임검사와 피의자는 30쪽 이내의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회의장에서 30분 이내 의견 진술을 할 수 있다.

수사팀과 김 여사 쪽은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선물에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목사는 선물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한 청탁의 측면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최 목사의 변호인은 “수심위에서 연락이 올 경우 회의에 직접 참석하거나 의견서를 제출해 청탁 및 직무 관련성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을 고발한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이 총장은 수심위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구성하고 최 목사가 직접 참여해 진술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선 이번 수심위가 김 여사 불기소 처분에 명분만 안겨주는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이 총장은 이번 사건을 수심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결과에 대해 “증거 판단과 법리 해석이 충실히 이뤄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서 수사팀 역시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의 수사 결과를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바 있다. 수심위 자체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 셈이다. 이창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검경개혁소위원장은 “이 총장은 이미 수사팀의 법리 판단이 충분하다고 (현안위원들에게)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심위에 무혐의에 일방적으로 힘을 싣는 자료만 제출될 경우에도 공정성 논란이 예상된다. 수심위와 유사한 회의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수사팀이 제출하는 30쪽짜리 의견서엔 자신들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주장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것”이라며 “위원들이 사실관계와 법리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자료가 주어져야 이 사건으로 인한 갈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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