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붙이면 전기차 온도 뚝, 에어컨 필요없어…미국·중동 홀릴 신기술
미래차 유리 면적 더 넓어져
실내 열 낮추는 기술 매력적
에어컨 사용 줄여 효율 제고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 도움
태양전지 접목 방안도 추진
자동차 유리에 부착하기만 해도 여름철 차량 실내 온도가 10도 이상 낮아지는 ‘나노 쿨링 필름’이 좋은 예다. 지구 온난화 여파로 한낮의 열기가 한층 치솟는 가운데 틴팅(선팅) 필름 앞유리 부착이 금지된 미국이나 혹서 국가인 중동지역의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에너지 효율을 높여 자동차 연료를 절약하고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한여름에도 시트·도어트림 등 내장재 표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복사냉각 섬유, 솔라셀(태양전지)과 나노 쿨링 필름을 함께 사용해 태양광 발전 효율을 높이는 첨단 솔라 시스템 등 자동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아이디어가 하나둘씩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열관리 기술 경쟁은 공조(空調) 시스템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펼쳐졌는데, 현대차그룹은 공조 주변 영역으로도 열관리 기술을 새롭게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최근 공개한 나노 쿨링 필름은 첨단 복사냉각 소재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빛의 흡수·반사를 제어하면서 복사열을 내보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틴팅 필름은 외부 열을 흡수해 필름 자체에 열을 머금고 있는 방식으로 기능하는 반면, 나노 쿨링 필름은 외부 열을 ‘반사’하고 내부 열을 방출한다는 점이 다르다.
기존 틴팅 필름을 붙인 차량은 땡볕 아래서 실내 온도가 느리게 올라가긴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생유리’ 차량과 실내 온도는 똑같이 높아진다. 필름이 외부 열을 무한정 머금고 있을 수는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나노 쿨링 필름은 투명한 재질이라 가시광선을 차단하지 않으면서도 실내 온도의 상한선 자체를 낮춘다는 점에서 기존 필름과 대조적이다.
이동 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는 오늘날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유리 면적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유리 면적이 넓어질수록 차량은 외부 열에 취약하게 되고, 이에 따라 에어컨 사용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는 그만큼 연료를 더 많이 소모하고,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아진다. 현대차그룹이 2019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처음으로 선보이고, 같은 해 4분기에 나노 쿨링 필름 개발에 나선 배경이다.
이민재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나노 쿨링 필름의 차량 성능 평가는 2022년부터 실시했다. 올해 4월부터는 파키스탄에서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실증 데이터는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파키스탄 고객 70여 명을 대상으로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현지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현대차가 현지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 야외에 4시간 주차한 상태에서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차량의 대시보드 표면 온도는 58.9도로, 미부착 차량(79.1도)보다 20도가량 낮았다. 파키스탄은 여름철 기온이 최고 50도까지 치솟는 무더운 지역이지만, 보안·안전상의 이유로 차량에 틴팅 필름을 부착하는 게 금지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자동차 앞유리와 1열 유리창에 틴팅 필름을 부착하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는데, 나노 쿨링 필름이 출시된다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 쿨링 필름은 상용화를 앞두고 추가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제품을 상용화하기에 앞서 내광성·내마모성·공정 등 양산에 적합한 품질과 생산효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노 쿨링 필름에 적용된 복사냉각 기술은 필름 형태만이 아니라 섬유나 페인트 같은 다양한 형태로의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나노 쿨링 필름 기술을 자동차 내장재 섬유에도 적용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내장재 소재에 빛이 흡수되지 않도록 반사시키고, 내부 열을 바깥으로 빼내 소재의 표면 온도를 낮추는 게 골자다. 또 현대차·기아는 태양전지와 나노 쿨링 필름을 함께 사용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열관리 기술의 확장성을 높여 신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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