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장 임기 3개월 남았다… 연임 가능성 ‘온도차’

IT조선 한재희 기자 2024. 8. 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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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횡령사고에 우리은행·농협은행 부담

5대 시중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임기가 오는 12월 일제히 만료된다. 금융당국이 정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 승계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오는 9월부터 은행장 후보군에 대한 평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장들은 최근 높은 이자이익을 내세워 역대 최고 이익을 세우는 등 공(功)은 확실하지만 횡령 등 금융사고와 조직 혁신 등 각 은행별로 처한 상황에 따라 운명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장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모두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의 관심은 이들의 연임 여부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제외하면 모두 첫 임기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각각 지난해 2월, 7월 취임했는데, 전임 행장의 잔여임기를 승계받아 온전한 임기를 채우진 못했다.

예년과 다르게 은행장 선임 절차가 이르게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은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 승계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그간 은행지주의 폐쇄적인 CEO 승계절차를 지적하면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강조하며 모범 관행을 수립했다. 은행지주 회장이 소속된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승계를 결정하되 CEO 후보군 관리, 육성, 최종 선정 단계를 포괄하는 승계 계획을 마련하고 문서화해야 하도록했다. CEO 자격 요건을 구체화하도록 해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인물을 선임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깜깜이 후보 추천을 차단한 만큼 후보자 선임에 있어 근거와 타당성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5대 시중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온도차를 보인다.

조병규 우리은행장 경우 잇따라 터진 거액의 횡령 사고를 두고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올해 들어 100억원대 횡령에 이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고가 잇달아 터진 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경영진에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우리금융지주가 조직 쇄신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은행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역시 횡령 등 금융사고가 걸림돌이다. 역대 최고 실적 달성은 물론 디지털 전환 등 성과가 확실하지만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이를 희석시키고 있다. 농협은행에선 지난 3월 110억원 규모, 5월에는 각각 53억원과 11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이날 2020년부터 올해까지 100억원대 부당대출을 통한 횡령 사고가 또 적발됐다.

농협금융지주의 특성상 농협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수장 교체를 택할 가능성도 크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한 만큼 농협은행장 역시 새로운 사람으로 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통상 은행장 임기로 여겨지는 ‘2+1′ 임기를 무난히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정 은행장은 신한은행 순이익 성장은 물론 해외 진출, 해외 법인 실적 향상 등에서 성과가 확실하다. 특히 다른 은행장과 달리 대형 금융사고가 없었던 만큼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비슷하다. 기업대출을 기반으로 하나은행을 리딩뱅크로 끌어 올린 것이 이 행장이다. 이 행장의 성과가 확실한 만큼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교체 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함영주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만큼 함 회장의 연임 여부 등과 연결돼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이미 한 차례 연임에 성공, 2연임에 도전하게 된다.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이 은행장 당시 2연임에 성공했던 만큼 이 행장 역시 임기를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T조선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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