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기 개인정보 완벽 파기 후 재활용… “자원낭비 제로” [연중기획-'K건설' 해외수주 1조弗 시대로]
SK에코플랜트, ‘E-웨이스트’에 주목
2022년 ‘리사이클링’ 전문 테스 인수
보안·신뢰 구축… “고객 80% 해외기업”
고객사가 재사용 원치 않을 땐 분쇄
희소금속 등 추출 새 원자재로 활용
‘폐배터리’ 리사이클링도 투자 속도
“인도·베트남·아일랜드 진출도 추진”
“함부로 사진 찍으면 안 됩니다.”
통상 정보기술(IT) 기기의 경우 내부에 남아 있는 개인정보와 데이터 흔적들을 우려해 중고제품으로 되파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SK테스는 이러한 걱정 없이 기기들이 재사용·재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막는 역할을 한다. 기기별 맞춤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해 데이터 삭제 과정을 거친 다음 자료들이 완벽히 삭제됐는지 확인한 뒤 이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하는 식이다.
만약 내부 데이터 삭제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거나 고객사가 재사용을 원치 않을 경우 잘게 분쇄해 혹시 모를 정보 노출을 막는다. 플라스틱, 코발트, 알루미늄 등 원자재와 희귀금속만 추출해 새로운 제품의 원자재로 다시 활용하기도 한다. 가미쿠라 신 SK테스 재팬 IT분야 운영관리자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재활용·재사용이나 분쇄 등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가 SK테스를 자회사로 인수한 건 2022년이다. 건설업을 중점으로 다뤄온 SK에코플랜트가 최근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수를 결정했다.
오종훈 SK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SK에코플랜트는 ‘E-웨이스트’(전기·전자폐기물) 시장의 중요성에 주목했다”며 “E-웨이스트 관리는 처리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중금속 유출 및 플라스틱 발생 등 환경 문제 해결과 자원의 효율적 리사이클링을 통한 자원 보전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테스는 ITAD뿐만 아니라 폐 IT기기를 통해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과 전기차 등의 폐배터리에서 원자재를 회수하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도 주요 사업 분야로 다루고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은 폐배터리의 철, 알루미늄 등 외장 소재를 1차 회수한 뒤 2차로 파쇄·분쇄와 습식 공정을 통해 리튬 등 내장 희금속까지 회수하는 사업이다. 각국에 전기차가 본격 도입되면서 조만간 수명을 다한 전기차 폐배터리가 양산되는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테스는 E-웨이스트 사업에서 확보한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테스 인수 뒤 사업 기반을 넓히기 위해 해외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에선 지난해 2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ITAD 공장 운영을 개시했고, 올해 3월에는 미 동부 버지니아주에 ‘초대형(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에 대응한 ITAD 전용 대형 시설을 신설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유럽의 경우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새로 진출해 지난해 말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전용 공장을 준공했으며, 최근 헝가리에도 신규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유럽 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를 대상으로 ITAD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독일의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오 CSO는 “새로운 IT 제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 및 베트남과 대형 IT 데이터 센터가 다수 위치한 유럽의 아일랜드 등 지역으로의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가미하라=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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