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직원복지에 'K-쿠폰' 쓴다…HR시장 개척나선 韓 스타트업

최태범 기자 2024. 8.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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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성필 윈큐브마케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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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필 윈큐브마케팅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벨(Work-life balanc)의 가치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복지제도로 꼽힌다. 회사들이 다양한 인센티브와 복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이를 대행해주는 'B2E'(Business to Employee, 기업과임직원간거래)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임직원을 위한 '기프트카드'로 B2E 시장 공략에 나선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한국에서 모바일 쿠폰 발송 대행 사업으로 역량을 쌓은 뒤 이를 바탕으로 신규 플랫폼 '토스티'를 출시하며 미국 진출에 나선 윈큐브마케팅이다.
국내에서 '센드비'로 모바일쿠폰 사업 역량 확보

/그래픽=최헌정
윈큐브마케팅은 기업 고객사를 대상으로 모바일 쿠폰 발송 대행, 플랫폼 개발, 솔루션 제공 등 모바일 쿠폰과 연계된 다양한 B2B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 등에 입점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국내 사업인 모바일쿠폰 대량 발송 플랫폼 '센드비'는 총 회원(계정) 수가 4만3000개 이상에 달한다. 주요 고객은 삼성전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대기업부터 크래프톤, 라이엇게임즈, 안랩, 번개장터, 레브잇 등 벤처·스타트업까지 다양하다.

보유 브랜드는 100여개, 3000종 이상의 상품을 취급한다. 기업 예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쿠폰 수신자가 직접 원하는 쿠폰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 등으로 발송자와 수신자 모두의 편의성을 높였다.

고객사의 앱·웹에 쿠폰 판매샵을 맞춤 제작해 주는 서비스 '기프트샵'은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신한FAN, 케이뱅크, 에큐온저축은행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다. 각 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기반으로 활성 이용자(MAU)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왔다.
400조원 규모 미국 기프트카드 시장 공략
윈큐브마케팅은 국내에서의 모바일쿠폰 관련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국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토스티'를 출시했다. 토스티는 글로벌 기업용 디지털 기프트카드 공급 플랫폼으로 기업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 경품 등을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의 기업 뿐 아니라 현지에 임직원들 두고 있거나 프로모선용 기프트 카드를 발송해야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기프트카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국내에서 윈큐브마케팅이 유일하다.

김성필 윈큐브마케팅 대표는 "미국의 전체 기프트카드 시장은 약 400조원대로 추정된다. 그동안 실물 플라스틱 카드가 대세였지만 환경·비용 등의 문제로 디지털 카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토스티는 크리스마스나 명절, 생일처럼 특별한 날에만 받는 선물이 아니라 임직원이 각자의 마일드스톤을 달성하거나 프로젝트에 개별적으로 크게 기여했을 때 빠르고 간편하게 지급할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임직원의 만족도를 올린다면 퇴사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프트카드 발송이 더욱 간편해지도록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개발해 현지에서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토스티' 인지도 확대에 주력
지난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 HR(인재관리) 전시회 'SHRM 24'에 참가한 윈큐브마케팅 /사진=윈큐브마케팅
윈큐브마케팅은 미국에서 토스티의 인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지난 6월 시카고에서 개최된 국제 HR(인재관리) 전시회 'SHRM 24'에 참가했다.

SHRM는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대규모 HR 관련 행사다. 전세계 HR 전문가와 비즈니스 경영진이 모여 글로벌 트렌드와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효과적인 HR 전략을 논의한다. 올해는 80여개 국가에서 600여개 기업 약 2만5000명이 방문했다.

윈큐브마케팅은 행사 기간 동안 현장 부스에서 기업 관계자들과 약 250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디지털 기프트카드를 받은 임직원이 한도 내에서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토스티 초이스 카드'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보통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아마존 기프트카드다. 한국의 백화점 상품권처럼 보편화되어 있다"며 "하지만 월마트, 스타벅스 등 수요가 각기 다를 수 있다. 이럴 때 토스티 초이스 카드가 좋은 선택지가 된다"고 했다.
B2B SaaS와 연계, AI 접목…'표준 플랫폼' 목표
윈큐브마케팅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CRM(고객관계관리) 도구 세일즈포스처럼 HR 관련 B2B SaaS(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토스티를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는 이미 상용화된 툴과 연계하는 것이 서비스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직원의 성과가 어떤 조건에 부합하면 그에 맞는 기프트카드를 간편히 발송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통해 맞춤형 키프트카드를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은 HR 관련 솔루션이 매우 많기 때문에 그 인프라들과 연계하고 AI 기술을 활용하면 훨씬 큰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센드비를 운영한 경험이 토스티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됐지만, 한국에서의 운영 방식을 미국에 그대로 적용하려 했던 것은 초반의 판단 미스였다고 전했다.

그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가정한 것들이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송금만 해도 한국은 실시간으로 되는데 미국은 느리면 이틀 뒤 입금된다. 송금했다면서 상품을 받아가 놓고 결제를 취소할 수도 있다. 이런 어뷰징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우리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윈큐브마케팅은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선물의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 미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로의 사업을 확장할 수 있고, 이 같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표준 플랫폼으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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