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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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에게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면 안됩니다. 우리가 정글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2022년 보행안전 국제 세미나'에서 기흐트 반 웨그 국제보행자연맹 회장이 한 말이다.
행정안전부는 어린이와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관계부처와 자치단체, 민간기관과 함께 "일단멈춤, 아이 먼저 보내 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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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에게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면 안됩니다. 우리가 정글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2022년 보행안전 국제 세미나'에서 기흐트 반 웨그 국제보행자연맹 회장이 한 말이다. 그는 아이들이 알아서 차량을 피해 다녀야 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보행자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교통 환경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 어른들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서 꾸준히 제도를 정비해 왔다. 1995년 어린이 보호구역을 도입해 제한속도를 낮추고,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는 차량이 일단 멈춘 후 주행하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폐쇄회로(CC)TV와 보도, 방호울타리, 과속방지턱 등 안전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노란색 도로 디자인으로 시인성을 높여 안전운전을 유도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3년부터 11년 연속 감소했고 지난해 2551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특히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1990년 1537명에서 지난해 14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도로 위의 보행자, 특히 어린이에 대한 보호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의 비율은 34.7%에 이르며,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소중한 아이들을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앗아간 교통사고가 최근 5년간 연평균 510여 건이나 발생했다.
아이들은 교통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운전자들은 반드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의 원인을 살펴보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이 33% △과속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 33% △신호 위반이 17% 등 대부분 운전자의 부주의와 과실로 파악된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보행자 친화적인 도로 환경이나 법령·제도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운전자인 어른들의 성숙한 안전의식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선진국 운전자들에겐 보행자 중심 사고가 보편화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운전자의 양보가 미덕이다. 영국에서는 학교 횡단 안전요원이 '어린이를 위해 정지'(STOP for Children)란 팻말을 들면 모든 운전자는 아이들이 지나갈 때까지 정지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작은 행동의 변화가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운전자들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속도를 줄이면 교통사고 위험은 훨씬 낮아지고, 학교 건널목 앞에서 '일단멈춤' 하면 갑자기 뛰어드는 아이와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어린이와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관계부처와 자치단체, 민간기관과 함께 "일단멈춤, 아이 먼저 보내 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한다. 초등학교가 개학하는 26일부터 9월 27일까지 한 달간 전국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신호등 없는 건널목 앞 일시정지'를 집중적으로 안내한다.
운전자들은 익숙지 않거나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여유가 소중한 우리 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적극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성숙한 교통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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