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엔 푸른 한화?
승률↑ 팬도 선수단도 “매일 입자”
“뉴욕 메츠 유니폼 아니야?”
한화가 지난 7월 말 새로운 썸머 유니폼을 출시할 때까지만해도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썸머 블루’를 콘셉트로 블루가 주 색상으로 만들어진 이 유니폼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연상하게 했다.
한화의 팀 컬러는 주황색이다. 그런데 생소한 푸른색이 포함돼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의견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는 팬들이 “매일 입어달라”고 말할 정도다. 이 유니폼을 입고 승률이 좋았기 때문이다. 당초 썸머 유니폼은 원정 경기에서만 착용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유니폼을 입고 승률이 좋아지자 선수들이 먼저 홈구장에서도 착용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실제로 24일 잠실 두산전까지 썸머 유니폼을 입은 16경기에서 3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했다.
원정 경기 유니폼임에도 좋은 기운을 이어가기 위해 홈에서도 착용했다. 지난 2일 대전 KIA전에서는 선수단이 해당 유니폼을 계속 입고 싶다는 의견을 표해 썸머 블루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0~21일 청주 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도 한화는 썸머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청주구장은 한화의 제2구장으로 사실상 홈구장이다. 그럼에도 원정 경기를 떠나는 것처럼 썸머 유니폼을 착용했다. 한화는 NC와의 2경기에서 1승1패를 거뒀다.
그렇다면 실제로 유니폼의 효과가 있는 것일까.
썸머 유니폼은 말 그대로 여름에 입는 유니폼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졌다. 유니폼 제작사에 따르면 기존 유니폼 대비 90g 가벼워진 소재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선수들도 “땀이 조금 덜 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에는 유례없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폭염 취소도 벌써 4차례나 이뤄졌다. 뜨거운 열기에 선수들은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하곤 한다. 게다가 8월은 시즌 막판 선수들의 피로도가 한층 더 쌓이는 시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썸머 유니폼이 시원해서 성적이 더 잘 나는 것은 아니다. 시원하기로 따지면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의 승률도 좋아야하는데 정작 한화는 7~8월 여름철 동안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의 3경기 중 1승만 따냈다.
심리적인 부분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이 홈에서도 썸머 유니폼을 입자고 자청한 것처럼 해당 유니폼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더 불어넣는 장치가 된 것이다.
종종 특정 구단이나 특정 구장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에게 비결을 물어보면 “특별한 건 없고 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한화는 여름철 상승세를 타고 가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화는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7-6으로 승리하며 주말 3연전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5위 KT와의 승차는 2경기로 줄였고 6위 SSG와는 승차 없이 7위를 기록 중이다. 선선한 가을이 찾아온 뒤에도 한화는 계속 썸머 유니폼을 입어야할 판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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