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으로, 윙으로…손쉬운 멀티골!

박효재 기자 2024. 8. 2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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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24일 열린 에버턴과의 EPL 홈 개막전에서 팀의 2번째 골을 넣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런던 | 게티이미지 코리아


솔란케 부상에 다시 원톱 선발 출격
상대 GK 압박해 가볍게 시즌 첫골
포스텍 감독 노림수 100% 임무완수


후반엔 윙어로 역습 찬스서 2호골
에버턴과 홈 개막전 4-0 대승 앞장
만능 공격옵션으로 시즌 활약 예고


손흥민이 24일 에버턴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개막전에서 멀티 골 활약을 펼치며 다시 한번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기존 최전방 공격수 히샤를리송, 직전 레스터 시티전에서 다친 도미닉 솔란케를 대신해 스트라이커 자리에 선발로 나서 전반전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었다. 후반전에는 윙어로 변신해 또 득점에 성공했는데, 앞으로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기 운영 전략에 따라 경기 중에도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오가며 바쁜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을 끊임없이 압박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동료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후에도 상대 골키퍼 조던 픽포드를 압박해 직접 득점까지 올렸다.

특히 첫 골 장면에서 골키퍼 픽포드를 속이는 영리한 가속 움직임이 압권이었다. 상대 수비수의 골키퍼를 향한 백패스를 처음에는 일부러 천천히 따라가며 픽포드가 방심하게 했다. 픽포드가 빨리 볼 처리를 하지 않고 첫 터치를 실수하자 순간 속도를 올려 압박했고, 그대로 볼을 빼앗아 골망을 흔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세운 이유에 대해 픽포드의 킥을 압박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픽포드가 에버턴의 빌드업 플레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손흥민을 중앙에 배치했다”며 “손흥민은 우리 팀에서 최고로 압박을 잘하는 선수다. 그는 그 역할을 매우 잘 소화했고, 다시 측면으로 돌아가서도 훌륭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가 주 포지션이지만, 팀이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스트라이커 변신해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잦은 부상에 경기력이 떨어진 히샤를리송을 대신해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일이 더 잦았고 17골 10도움을 올리며 해결사, 도우미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

후반전 들어 히샤를리송이 투입되고 왼쪽 윙어로 포지션을 변경해서도 골을 넣었다. 센터백 미키 판더펜이 박스 근처까지 전력 질주해 내준 패스를 받자마자 골키퍼가 가까운 쪽 포스트에 붙어 슈팅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 하자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어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공격수로서 최대 강점은 빠른 스프린트와 예리한 마무리 능력에 있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빠르게 침투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공간을 창출해 득점에 성공했다. 윙어로서도 탁월한 위치 선정과 순간 가속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스트라이커와 윙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소화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솔란케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손흥민이 팀의 공격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솔란케가 복귀하더라도 손흥민이 선발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다. 특히 수비 진용을 높이 끌어올리는 팀을 상대로는 뒷공간을 노릴 수 있는 손흥민의 스피드가 더욱 무서운 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비라인을 뒤로 물리고 밀집수비를 펼치거나 박스 안에서 거친 몸싸움을 거는 팀을 상대로는 솔란케 선발 스트라이커 카드가 쓰일 가능성이 더 크다. 손흥민은 이때도 왼쪽 윙어로 나서 상대 측면 수비를 흔들며 솔란케와 공존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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