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적이라고요? '격조 있는 야함'에 재미·메시지 다 잡았죠"
'18금' 내세워 10년간 흥행한 '스테디셀러 창극'
초연 멤버 이소연·최호성, 인간적 면모로 노력미
새 주역 김우정·유태평양, 귀여움으로 활기 더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변강쇠와 옹녀. 이름만 들으면 ‘정력남’과 ‘색정녀’가 떠오른다. 이들이 주인공인 판소리 ‘변강쇠타령’은 내용이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지금은 잘 불리지 않는다. 국립창극단 ‘18금’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이러한 편견을 산산조각낸다. 상부살(喪夫殺, 남편을 잃을 팔자)을 타고난 옹녀는 운명에 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한다. 변강쇠 또한 당당한 옹녀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순정을 내던진다.
국립창극단 최장 기간 최다 공연 흥행작
이소연, 최호성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대표 배우다. 2014년 초연 당시 선배 단원 김지숙-김학용과 함께 후배 콤비로 호흡을 맞췄다. 이후 두 사람은 2015·2016·2017·2018·2019년 공연 모두 출연하며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흥행을 이끌었다. 최호성은 “격조 있는 야함에 재미, 그리고 사랑에 대한 메시지까지 갖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초연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옹녀와 변강쇠의 캐릭터를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10년간 호흡을 맞추면서 옹녀와 변강쇠의 내면에 있는 외로움과 사랑에 공감하게 됐다. 이소연은 “옹녀는 나 자신의 틀을 깨준 캐릭터”라며 “본연의 외로움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하는 인물이다. 내가 연기하는 옹녀가 사랑스러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해왔다”고 말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2016년 유럽 현대 공연의 중심이라 평가받는 프랑스 파리의 테아트르 드 라 빌의 초청을 받아 유럽 관객과도 만났다. 당시 주역을 맡은 이들도 바로 이소연, 최호성이다. 두 사람에겐 잊지 못할 기억이다. 최호성은 “‘마담 옹’이라는 제목으로 공연했는데 프랑스어 번역을 잘해서 현지 관객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소연은 “외국에 ‘우리 창극은 이런 것’이라고 보여줄 수 있어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선배 보며 꿈 키운 후배들, 세대교체로
2021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김우정에게는 이번 공연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김우정은 2014년 관객으로 이소연이 출연한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본 뒤 국립창극단 입단의 꿈을 가졌다. 김우정은 “국립창극단 공연을 처음 본 것이었는데 내용도 그렇고 정말 ‘쇼킹’했다. 옹녀 역을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공연에서 캐스팅돼 정말 기뻤다”며 “섹시한 옹녀보다 자연스러운 옹녀를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태평양은 2016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마침 공연하고 있던 작품이 ‘변강쇠 점 찍고 옹녀’였다. 당시 공연에 출연하진 못했지만, 리허설만 10번 이상 볼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다. 2019년 공연에서 변강쇠 역을 처음 맡았지만, 이번 공연에선 김우정과 콤비를 이뤄 초심처럼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유태평양은 “우정이가 연기하는 옹녀는 동생 같은 느낌이 있다. 조금 더 귀여우면서도 새로운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변강쇠 또한 남들 눈치 안 보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는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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