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빨리 사야 하는 우리금융…빨리 팔고 싶은 다자보험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2024. 8. 2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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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8일 주식매매계약 체결…대주주 적격 심사 ‘최대 고비’
우리금융그룹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문제로 내부통제 리스크가 불거진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우리금융이 이번 부당대출 사태로 인한 금융당국의 제재 전 M&A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음이 급하기는 동양·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도 마찬가지다. 다자보험은 지난 2019년부터 동양·ABL생명 매각을 원했지만,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매도·매수자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졌지만 동양·ABL생명 M&A의 최대 고비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될 전망이다.

◇ 우리금융, 임시이사회 개최…SPA 체결에 관심 집중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등을 안건으로 다룰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동양·ABL생명의 지분을 최대주주인 중국의 다자보험 등으로부터 사들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우리금융과 다자보험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PA란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약정으로, MOU보다 구속력이 강하다. SPA 체결 다음 단계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SPA 체결은 인수를 위한 막바지 단계인 만큼 몸값 등 구체적 조건 조율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기관 제재 시 생보사 인수 추진 무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던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전에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이라는 걸림돌이 등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시검사에서 2020년 4월 3일에서 올해 1월 16일 기간 중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20개 업체, 42건에 걸쳐 616억 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했고, 그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 원 규모가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했다.

금감원은 부정 대출 관련자에 대한 제재와 함께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의 기관 제재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에 기관 제재가 취해질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금융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15조 3항에 따르면 금융사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제재 전 동양·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생명보험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만약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에 성공한다면 자산 51조 원 규모의 생보업계 6위 생보사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업계 자산 규모 5위 사인 NH농협생명과 단 2조 원 차이고, KB라이프와 하나생명보다는 크게 앞선다.

◇ 동양·ABL생명의 매각 절실했던 다자보험

매각자인 다자보험도 동양·ABL생명의 매각이 절실하다. 지난 2018년 중국 정부는 안방그룹이 보험업법을 위반함에 따라 위탁경영을 시작했고, 안방그룹의 주요 우량 자산을 분할해 2019년 다자보험을 설립했다.

다자보험은 설립 당시부터 주요 우량자산 매각작업 및 민영화 작업을 진행했고, 해외 자산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분도 매각 대상이다. 이 때문에 동양·ABL생명은 2019년 이후 잠재적 매물로 계속 거론돼 왔지만,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임시이사회에서 SPA 체결 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도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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