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성 승무원 방에 침입한 일본인..."신고도 못 해"
[앵커]
일본 국적 국제여객선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여성 승무원 방에 일본인 남성 직원이 몰래 들어갔다가 적발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부산항에 정박 중인 상태에서 벌어진 일인데, 선사 측은 경찰에 신고해달라는 피해자 요청도 외면했습니다.
차상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나라와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의 승무원인 30대 A 씨.
지난달 부산항에서 승객 하선을 준비하던 중 머리 손질 도구를 콘센트에 꽂아둔 사실이 떠올라 자신의 방으로 황급히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닫혀 있어야 할 방문이 열려 있었고, 속옷이 들어있던 서랍장도 열린 상태였습니다.
침대 구석에 급히 숨었다가 도망친 남성은 해당 선박의 기관사인 일본인 B 씨였습니다.
[A 씨 / 피해자 : 속옷 서랍장이 열려있었고, 침대에 누군가 있는데 커튼을 확 치는 거예요. 제가 들어오는 소리에. 그래서 누구냐고 물었더니 대답 절대 안 해서, 커튼을 걷었더니 일본인 기관사가 있었어요.]
소스라치게 놀란 A 씨는 사무장과 선장에게 보고하고, 경찰 신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크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게 A 씨 주장입니다.
[A 씨 / 피해 승무원 : 경찰 신고는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누구 입장이냐고 물으니 회사 입장도 그렇고 자기 생각도 그렇다고….]
여성 승무원 방에 몰래 들어갔던 B 씨는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덕분에 다음 날 일본으로 돌아가 배에서 내렸습니다.
B 씨가 과거에도 자신의 방에 들어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낀 A 씨는 배에서 떠나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여객선을 운영하는 일본 선사는 사건 이후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승무원 객실 잠금장치를 전자식으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진 않았습니다.
피해자 A 씨가 소속된 우리나라 회사는 다른 여성 승무원을 상대로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동균 / 변호사 : 이 사건은 부산항 접안 중에 발생한 사건입니다. 비록 일본 국적 선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므로 대한민국 형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A 씨는 일본 측이 협조하지 않으면 가해자의 처벌 없이 사건이 끝날 가능성도 있지만, 사건을 기록으로 남겨 우리 국민의 피해를 예방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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