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의 나라' 영국, '재공영화'로 방향을 틀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 2024. 8. 2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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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철도 기행] ④ 영국 공영화 운동단체 '위오운잇'을 만나다

민영화된 공공서비스가 문제가 생기는 일은 흔하다. 정부가 직접 제공하던 서비스가 소위 '정부실패'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손쉽게 민영화를 대안으로 생각하지만 그렇게 민영화된 공공서비스가 애당초 질 좋은 서비스와 공급의 형평성을 모두 충족하는 일은 많지 않다. 역으로 민영화된 공공서비스가 다시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로 전환하는 일은 드물다. 이를 '민영화의 비역진성'이라 부르는데 원인으로는 제도적 요인과 정치사회적 요인을 들 수 있다. 현행 민간투자사업의 기본적인 법제인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는 제47조를 통해서 "공익을 위한 처분"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거의 없다.

정치사회적 요인으로는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는 낭비적이다'라는 인식이 상당히 강하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민간투자사업은 문제가 많지만 더 문제가 많은 공영제에 비해 나을 것이라는 편향이 강한 상황에서 민간투자사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일은 언제나 힘이 든다.

영국의 공영화 운동단체, We Own It

한국의 상황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는 80년에서 시작된 민영화의 흐름이 2000년대 들어서 크게 변하고 있다. 국제적인 연구기관인 TNI가 2017년에 낸 보고서 "공공이 미래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세계 58개국에서 2400개 이상의 도시에서 1400개 이상의 공영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애초 공영제로 시행했으나 8~90년대에 정치적 우경화의 영향으로 민영화되었다가 다시 공영화되는 '재공영화' 사례가 많았다.

사실상 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은 좌우를 막론하고 '민영화'라는 것이 골치 아픈 문제를 만들긴 하지만 그건 민간기업보다는 여전히 정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반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등장한 캐머런-메이-존슨에 이어지는 보수당 정부 시절 주요 지방정부 차원에서 일어났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TNI의 보고서는 공영화를 're-municipalisation'라고 규정하는데 직역하면 '재-지방자치화'다. 이는 2000년대 이후의 공영화 흐름이 중앙정부 보다는 오히려 지방정부 차원에서 주도된 경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의 재공영화 흐름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다양한 지역 주민들의 직접적인 투쟁이 눈에 띈다. 한국 역시 2012년 국제투기자본인 맥쿼리에 의해 운영되던 지하철9호선을 시민들이 인수하기 위해 '시민펀드를 통한 공공인수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주민소송을 통해서 전임 시장과 국책 연구기관의 실질적인 배상 책임을 이끌어낸 용인경전철 투쟁도 있었다. 전국의 시군 지역에서 버스를 공영화하기 위한 주민대책기구가 구성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지방정부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낸 사례가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영국에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공영화 혹은 재공영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고 나아가 중앙정부의 핵심적인 정책 방향으로 등장할 수 있었을까?

영국의 경우 노동당이 권력을 장악한 지방정부와 함께 시민단체인 We Own It(이하에선 음차하여 '위오운잇'이라고 표기한다)이라는 단체가 눈에 띈다. 해당 단체는 민영화된 공공서비스의 공영화라는 단일한 목적을 띤 단체인데, 대개 노동조합이나 정당 조직이 다양한 대중 캠페인 중 하나로 공영제 문제를 다루는 것과 비교하면 특별한 사례다. 특히 위오운잇은 2019년 영국 총선 당시 노동당의 주요한 공약 중 하나인 "우리 공공서비스의 재구축"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초당파성을 전제로 한다. 이 단체의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런던에서만 적용되던 버스 운영 방식(노선소유권은 공공이 갖되 민간에 운영을 위탁)을 맨체스터시도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80년대 대처 내각 시기 지방정부가 민영 버스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중앙정부가 권한을 회수했다. 당시 완고한 사회주의자였던 켄 리빙스턴이 시의회 의장으로 있던 런던만 버스에 대한 통제를 유지했고 그것이 2000년대를 넘어서 현재까지 사실상 버스 민영제를 강제하는 규칙이 되고 있다.

"맨체스터시의 사례는 일종의 스핀 오프 같은 실험이었습니다. 원래는 '더 나은 공공교통 네트워크 Better public transportation network'라는 전국적인 캠페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맨체스터에는 버스 문제가 있었고 또 적절하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특히 당시 맨체스터 시장인 앤디 번햄Andy Burnham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고 지역 노동조합과 유대 관계가 있는 우리 단체의 활동가도 있었구요, 이런 조건이 맞아서 맨체스터에서 '더 나은 버스Better bus for Manchester'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성공해서 2023년 하반기부터 버스를 통제하는 기관이 설립되었습니다. 완전히 버스의 소유권을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버스 운영에 대한 통제권을 지방정부가 가져오게 된 것이죠."

캠페인 시민단체인 위오운잇을 만들고 현재도 디렉터로 활동인 캣 홉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왜 맨체스터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실제로 전국적인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성공사례가 있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것인가라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는데, 이는 실제 공영화 캠페인이 상당히 전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통수단에 대한 위오운잇의 캠페인은 영국 정부가 철도 공기업인 네트워크 레일의 역(정부는 주요한 18개 역을 매각하려고 했다)과 전력 및 통신 영역을 민영하려했던 2016년에 '민영화 반대' 캠페인에서의 승리와 더불어 2018년 3차례나 프랜차이즈를 바꿔가며 민간운영을 전전했던 이스트코스트 철도를 결국 정부가 직접 운영하도록 한 승리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록들은 해당 사례가 다른 지역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적 정치(prefigurative politics)'가 된다.

"지금은 맨체스터에서 했던 캠페인과 같은 것을 웨스트 요크셔에서도 진행 중인데, 여기서도 진행과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이런 지역의 경우에는 민간 버스회사들이 공공통제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소위 '뒷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민영화 상태로 운영하면 시민들에게 더 좋다,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우리에겐 맨체스터의 사례가 있잖아요. 실제로 맨체스터에서의 경험은 다른 지역에서 다른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과정에선 기존 민영화된 사업체에 속해 있는 혹은 그에 영향력이 큰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공영제를 요구하는 투쟁은 노동조합이나 시민들이 같이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 스스로 조율해야 하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사안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런 특징이 위오운잇이라는 단체를 새롭게 만드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원래 2006년 쯤 브리스톨이라는 도시에서 철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대상은 지방의회였고 더 많은 차량을 구입해서 서비스 질을 높이라는 주장을 했었죠. 그 당시에 시민들의 호응도 좋았고 지방의회 내에서도 이런 캠페인에 귀를 기울리는 의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었죠. 하지만 곧 한계를 느끼게 되었어요. 브리스톨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캠페인으로서 '더 나은 공공교통'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기존의 민영 사업자와 갈등을 빚게 됩니다. 그에 속한 민간회사 소속의 노동자와 노동조합하고도 갈등이 생기게 되죠. 원래 교통 서비스를 확대하자는 캠페인을 할 때 주요하게 펀딩을 해준 곳이 버스회사나 기차회사였거든요. 거기선 공공투자가 많아지면 자기네 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니까, 이런 캠페인에 투자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민영제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니 기존의 방식으로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당시 노동당 브라운 내각이 물러나고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립 내각이 들어서면서 기존에 중앙정부가 지원하던 교통서비스 예산이 대폭 삭감된다. 중앙정부 예산으로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교통에 대한 이용자 요금을 지원하는데, 이 보조금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기존 운영하던 교통서비스의 수지가 맞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공영 운영하는 과정에서 요금을 인상하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니 운영의 효율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교통서비스를 민영화하기에 이른다. 캣 홉스가 말하는 '민영제를 말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은 바로 이 상황을 의미한다. 더 좋은 공공교통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던 민영제를 반대해야 하는 상황.

"위오운잇은 상근 활동가가 4명에서 6명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소규모 단체에요. 그리고 단체의 자문위원회가 있는데 여기에 TUC(영국노총, 1868년에 만들어진 오랜 전통의 노동조합)에 소속된 유나이트(일반노조) 등 노동조합의 임원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독립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요. 주요한 활동은 캠페인과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선 캠페인은 대중교통으로 국한되지 않고 변화가 필요하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모두 대상이라고 보면 됩니다(실제로, NHS 민영화에 대한 반대 캠페인이나 방송사인 채널4의 공영화 그리고 최근엔 하수처리기관인 탬스 워터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런 캠페인은 불가피하게 구체적인 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을 필요로 하죠. 이를테면 철도와 관련한 캠페인을 한다고 하면 다양한 관련 조직을 조율하고 조직하는 역할을 해야 해요. 영국철도의 재국영화를 한다 할 때 다양한 노동조합과의 관계를 저희 단체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RMT와 같은 노동조합은 물론이고 다른 시민단체들하고도 조율을 하죠. 이게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오운잇을 설립하고 현재 디렉터로 활동 중인 캣 홉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한 그이는 "철도나 버스, 템즈워터 같은 문제를 다루면서 전문성 시비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논쟁은 근거를 두고 하는 것이지 학위를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상철

영국엔 없고 한국에 있는, 또 영국엔 있고 한국에 없는

캣 홈스는 한국 버스 시스템이 갱신절차도 없는 면허제에 의해 사실상 민간 독점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듣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그런 법률을 국회에서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해서도 놀라운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민간사업자에게 보장하는 사업운영기간의 문제다. 기획재정부가 만든 '민간투자사업 업무매뉴얼'에 따르면 한국의 민간투자사업은 최소 10년에서 최대 30년을 보장하도록 했는데 대부분의 사업들이 30년이다. 논란이 된 용인경전철이나 신분당선은 30년이고 현재 건설중인 GTX-A노선도 30년이다. 인천국제공항철도는 34년이고 2025년 개통예정인 신안산선의 경우에는 40년에 달한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에는 길어 봤자 10년이고 적어도 5년 마다 갱신계약을 의무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 2년에서 3년 정도의 시기 동안 해당 민간투자 사업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사업자 갱신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사업자의 기간이 짧을 수 있는 것은 민영제든 공영제든 인프라 투자에 공공재정이 투여되기 때문이고, 민간투자사업의 원조인 영국에서조차 '모든 비용을 다 들이되 해당 투자금과 이윤까지 회수할 동안 일체의 권한을 보장'하는 방식의 전면적인 민간투자사업이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공영화를 하면 돈이 많이 든다는 주장이 없지는 않지만,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이 준비되어 있어요. 단기적으로 보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국가가 국민에 대한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산을 취득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공영화가 유리하다고 말하죠. 특히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되면 이것은 운영하고 있을 때 자산을 매입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조건이죠. 실제로 계약을 갱신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다양한 조건을 따져볼 수 있게 됩니다. 저희 단체는 이 과정에서 해당 민간회사가 재투자를 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얼마나 배당했는지와 같은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죠. 지금이라도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 적어도 그 정도 돈이 공공서비스에 재투자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해당 계약 기간의 종료는 곧 상호 간의 의무 관계에 대한 청산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한국과 같이 민간사업자의 사업권을 사오거나 이를 보상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파산을 하더라도 불평등한 협약에 의해 기대 수익의 일정 부분을 보상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의정부경전철이다. 실제로 해당 민간사업자가 파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협상 상의 기 투자금에 대한 보상 규정을 근거로 매년 200억원의 공공 재원을 받아간다. 현재 의정부 경전철은 의정부가 직접 운영하고 있음에도 기존 민간투자사업자가 현금을 받아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영국의 상황에 비춰봐도 상당히 이상한 조건이다.

그와 함께 대처 내각이 영국 철도를 민영화하기 위해 만든 법인 1993년 '철도법' 상의 'Operator of last resort' 규정이 핵심적이다. 실제로 이스트코스트 철도를 공영화 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철도법' 섹션 30에서 규정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당국이 부재할 경우에 서비스의 최종적인 책임자에 대한 규정'이다. 해당 규정은 스코틀랜드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철도 민간 프랜차이즈가 부재할 경우엔 스코틀랜드 정부가 잉글랜드의 경우에는 영국 중앙정부의 교통부가 이 책임자가 되도록 규정했다. 여기서 프랜차이즈 당국이 부재하는 경우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기존 프랜차이즈 회사가 파산하거나 그에 준하는 상태로 당초 계약했던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경우다. 다른 하나는 기본 프랜차이즈 회사의 계약이 끝나서 갱신 협상을 진행하는데 상호 간의 이견이 커서 재계약이 안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선 모두 국민들에 대한 교통서비스를 책임져야 하는 정부가 서비스가 끊이지 않도록 공급해야 한다. 이 상황이 위오운잇의 캣 홉스가 말한 계약 종료 후에 만들어지는 공영화의 순간이다.

"계약이 만료된 시점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른 사업자를 찾기 전에(즉, 지방정부나 중앙정부가 최종적인 공급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잠시나마 하고 있을 때) 그대로 공공이 직접 운영하면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공영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계약이 유지되거나 아니면 다른 민간회사에 매각된 것을 다시 사오는 것은 상당히 힘든 문제에요. 만약 정치인 중 누군가가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나중에 사오면 된다, 고 말하면 이미 세금으로 운영을 보조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나중에 거품까지 낀 가격으로 다시 사와야 되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투자사업 나아가 민영화된 교통체제의 가장 큰 문제라면 바로 정부의 책임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겠다. 한국의 '민간투자법'에는 해당 서비스의 제공에 대한 책임이 명시된 내용이 없다. 공항철도는 민간사업자의 사업계획 실패로 운영 적자가 나자 정부가 철도공사를 앞세워 인수하도록 했다. 그리고 다시 공항철도가 흑자가 나자 다시 민간사업자에게 되팔도록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철도 서비스의 공공성이나 사업이익이 민간사업자의 배당수익으로 흘러가지 않고 시설 등 인프라로 재투자되는 것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민간투자사업의 발상지에서 오히려 영국의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한 제도와 규정을 부러워하게 되는 모순을 경험하는 순간이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의 민간투자사업이 얼마나 '스탠다드'하지 못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고 나아가 한국에서의 공영제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도 고민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그런데 왜 수많은 민간투자사업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를 이야기하지 않았던 걸까?

[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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