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태풍 오나…논콩농가 “습해 막아라”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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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도 계속 내리고 태풍도 많이 지나가면서 콩을 심은 논이 네번이나 물에 잠겨 큰 피해를 봤습니다. 올해는 비교적 생육 상태가 양호한데, 태풍이 새로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 마음에 걸립니다."
제10호 태풍 '산산'이 미국령 괌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전국 논콩 재배농가들은 또다시 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계단식 논을 논콩 재배에 활용하다 보니 위쪽 논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아래쪽 논엔 배수에 문제가 생겨 습해가 발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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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작황 양호…물에 취약 긴장
배수관리로 피해 최소화 노력
“지난해 비도 계속 내리고 태풍도 많이 지나가면서 콩을 심은 논이 네번이나 물에 잠겨 큰 피해를 봤습니다. 올해는 비교적 생육 상태가 양호한데, 태풍이 새로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 마음에 걸립니다.”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많은 비를 뿌리고 소멸한 다음날인 22일. 제10호 태풍 ‘산산’이 미국령 괌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전국 논콩 재배농가들은 또다시 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본지가 이날 충남 부여, 전남 함평, 광주광역시 북구의 논콩재배단지에서 차례로 만난 농가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농가들에 따르면 현재는 작물체에서 꽃눈이 나는 시기로 9월 초순까지는 콩대 세력이 약하다. 논콩농가들이 태풍이나 강한 비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3년 전부터 부여군 임천면에서 논콩을 재배한 이강현 살림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지난해 여름 폭우로 큰 피해를 봤다. 계단식 논을 논콩 재배에 활용하다 보니 위쪽 논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아래쪽 논엔 배수에 문제가 생겨 습해가 발생했던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일을 반면교사 삼아 올해는 아래쪽 논에 고랑을 더 깊게 파고, 호수 연결 부위 지름이 더 넓은 양수기를 구매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왔지만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면적당 생산량이 2배 이상 나올 것으로 기대할 만큼 현재까지 생육 상태가 괜찮다”면서 “앞으로 닥칠 태풍이 제발 무사히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함평군 손불면 논콩 재배농가 박재광 군유골영농조합법인 대표도 상황은 비슷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폭우로 저수지가 넘쳐 논이 물에 잠겼다. 이 때문에 올해엔 파종 직후부터 작물체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썼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저수지 수위를 낮춰달라고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고, 논 배수로가 막힌 곳을 뚫는 등 지난해 대비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했다.
박 대표는 “일부 벌레 피해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면서 “9호 태풍이 큰 피해 없이 무사히 잘 넘어간 것처럼 10호 태풍도 큰 탈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논콩을 재배하는 박종호 들풀농업회사법인 대표는 “최근 며칠간 일 최고 기온이 35℃를 넘어서는 폭염이 발생해 꽃눈이 잘 분화하지 않는 피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도 문제지만 기후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고 습해에 취약한 논콩 특성상 배수 관리가 중요해 충분한 깊이로 고랑을 팠고, 영양제도 주기적으로 살포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은 현장을 함께 둘러보면서 컨설팅을 진행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논 토양에서 배수가 불량하면 작물이 뿌리를 뻗는 게 어려워지고 수분이 과다하면 뿌리에서 호흡 장애가 발생해 썩을 수 있다.
윤송 농진청 식량산업기술팀 지도사는 “습해를 예방하려면 배수로가 막히지 않도록 미리 정비하고 도랑을 50㎝ 이상 깊이로 파는 한편 충분한 용량의 양수기를 미리 구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침수되더라도 24시간 이내 물을 빼내고서 영양제를 사용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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