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로컬푸드의 새로운 지향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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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화시대를 맞아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기술 발전, 쇼핑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로 농산물 유통구조가 급변하면서 온·오프라인 경계가 붕괴되고 유통단계가 축소되고 있다.
지능화시대에 농산물은 온라인을 통한 택배 배송,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대형 산지 생산조직과 대형 유통업체의 산지 직거래 등을 통해 예전보다 더욱 싸고 빠르고 신선하게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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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화시대를 맞아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기술 발전, 쇼핑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로 농산물 유통구조가 급변하면서 온·오프라인 경계가 붕괴되고 유통단계가 축소되고 있다. 쿠팡·마켓컬리 등 디지털 플랫폼 기반 유통기업의 성장과 함께 대형 유통업체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지능형 쇼핑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성장, 대량 수요처의 규모화 등 산지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되면서 유통단계가 크게 축소됐다.
로컬푸드는 유통경로의 규모화·다양화 추세 속 규모화·전문화된 주류 유통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중소 가족농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로컬푸드는 주류 유통망을 우회해 소비자와 농민 간 새로운 거래경로를 만드는 대안으로,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건강을 증진하며,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고, 민주적 시스템을 실현하는 등 다양한 가치를 추구한다.
유통단계 축소에 따라 직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으나, 모든 직거래가 로컬푸드인 것은 아니다.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는 산지와 소비지의 직거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산지 유통조직과 소비지 대형 소매업체의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비자와의 직거래도 늘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른 것이다. 로컬푸드라고 한다면 대규모 유통이나 온라인 거래와는 다른 무엇이 필요할 것 같다. 아마 그것은 생산자·소비자 신뢰에 기반한 관계 지향 혹은 가치 지향의 소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능화시대를 맞아 직거래로서 유통 효율화 측면에서만 본다면, 로컬푸드의 경쟁력은 불분명하다. 지능화시대에 농산물은 온라인을 통한 택배 배송,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대형 산지 생산조직과 대형 유통업체의 산지 직거래 등을 통해 예전보다 더욱 싸고 빠르고 신선하게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컬푸드는 유통 효율화와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지능화시대에도 유효한 경쟁력이다. 로컬푸드 실천은 상품과 돈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정보 교환, 상징적인 교환 등이 이뤄지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형성되는 상호 신뢰가 로컬푸드의 본질적인 경쟁력이다. 로컬푸드가 관계시장으로서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단순 직거래를 넘어서는 관계지향형 직거래로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단순 직거래는 가격에 따라 구매처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약한 관계에 불과하다. 로컬푸드가 주류 유통망에 대응하여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단순 먹거리 이상의 다양한 가치를 담을 필요가 있다.
로컬푸드의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통해 먹거리에 새로운 사회적 가치와 차별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로컬이라는 공간적 범위에 한정된 협의의 로컬푸드가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에 기반한 대안적 시장으로서 접근해야 한다. 로컬이라는 공간적 범위에 한정된다면 지능화시대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 생산자·소비자는 물론 지역 가공업체, 장인 등 다양한 영역으로 범위를 넓히고 학교, 복지기관, 사회적 경제조직, 사회적 농업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체계로서 로컬푸드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규모화되고 확장된 로컬푸드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한편, 소통과 교류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채종현 경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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