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해병특검"…여야 대표회담 합의 없는 신경전만
양측 대표 비서실장 실무협상 재개…합의점 찾아낼까 주목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회담은 연기됐지만 양측은 각종 의제와 형식을 두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표 회담을 생중계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은 "한동훈표 해병대원 특검법부터 발의하라"고 압박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 치료 중인 이 대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권고에 따라 증상이 호전되고 24시간까지 자가 격리를 할 예정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호전됐지만 감기 증상이 다 낫지 않아 의료진 판단에 따라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양측은 전날 회담을 갖기로 했었다.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으며 한 대표와의 회담 일정은 9월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이 대표의 퇴원이나 당무 복귀는 아직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회 상황도 여의치가 않다. 27일에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실, 국회사무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28일에는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4법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 재의결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9~30일엔 각각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 민주당 의원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
여야 대표 회담이 지연되며 양당 간 신경전은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공개 석상에서 조건 없이 만나 대화를 나누자고 촉구했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직 국민을 위한 이야기를 하기 위함인데, 굳이 밀실에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없다"며 "일전에 이 대표께서 말씀하셨듯이, 국민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면 국회 로텐더홀이든 광화문광장이든 '의자 하나, 책상 하나 놓고 만인이 보는 가운데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회담을 생중계로 모두 공개하자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한 대표가 약속했던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생방송이니 뭐니 하루짜리 눈 돌리기용 이슈만 내놓으니 ‘국민 눈높이’에 한참 부족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힘껏 까치발을 디뎌야 하는데 그게 바로 해병대원 특검법"이라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시한 '한동훈표 해병대원 특검법' 제안 시한이 내일이다. 법안 발의에 필요한 10명의 동지도 당내에서 확보하지 못한 게 아니라면 서두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 확정 후 수락연설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 △지구당 부활 문제를 의제로 제시한 바 있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후 기자들을 만나 '특검법 발의 여부가 향후 대표 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 "제안했던 시한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건 좀 섣부르지 않을까 싶다. 26일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에 대표 회담 실무를 맡고 있는 여야 당 대표 비서실장 간 물밑 협상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양측은 의제와 형식을 두고는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당 대표 비서실장은 통화에서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과 26일 통화를 해보고 만날 필요성이 있을지 없을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여야 최고위원회의도 예정된 만큼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취임하고 말한 것처럼 여야 간 정치를 복원하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진심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민생을 많이 챙길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해서 협의를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이 비서실장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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