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하는 국회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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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빚은 티몬·위메프(약칭 티메프) 사태에서 답답함을 더 키웠던 지점은 마땅히 나와 사과하고 대책을 밝혀야 했던 기업 대표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단 것과 그지경까지 당국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였다.
두 가지에 대한 답은 국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는 티메프 사태 긴급현안질의를 실시해 티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를 불러내는 한편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한 자리에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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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빚은 티몬·위메프(약칭 티메프) 사태에서 답답함을 더 키웠던 지점은 마땅히 나와 사과하고 대책을 밝혀야 했던 기업 대표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단 것과 그지경까지 당국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였다. 두 가지에 대한 답은 국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는 티메프 사태 긴급현안질의를 실시해 티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를 불러내는 한편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 자리에서 구 대표는 직접 경영 사정을 밝혔고 금감원이 2년전 업체와 맺은 경영개선업무협약(MOU)은 유명무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소상공인들로부터 제기됐던 판매대금 정산 주기 축소 필요성에 여야정 공감대가 형성됐다.
늦게나마 국회가 제 역할을 한 셈이다. 야당에서 먼저 질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빠르게 회의 개최를 주문해 성사된 자리였다. 일이 진행되려면 여야 합의가 중요하단 당연한 사실을 보여준 대목이기도 했다.
22대 국회 출범 후 3개월이 지났지만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야권 주도로 법안이 상정되면 여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고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이 부결·폐기되는 일이 반복되면서다.
비판 여론이 커진 다음에야 최근 양당 정책위의장이 회동했고 전세사기특별법 등 주요 법안 처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여야 협치에 물꼬를 트는 중인데 갈 길은 멀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 방폐법, 일몰 기한 연장을 담은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반도체 특별법 등 주요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여야는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10여개 민생법안 처리에 뜻을 모았다지만 산적한 법안들을 생각하면 시작에 불과하다.
양당 정책위의장 만남이 협치 물꼬를 트는 수준이라면 양당 대표 회담은 정국을 180도 전환시킬 분수령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들인 만큼 싸우더라도 민생을 위해 필요할 땐 통 큰 결단들을 내리지 않겠냐는 기대다. 부득이 회담이 미뤄졌지만 시간을 번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모처럼 국민의 답답함을 해소하길 기대한다. 이제 일하는 국회를 보여줄 때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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