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리셀 참변의 명백한 불법, 4명 처벌이 끝인가

경기일보 2024. 8. 26.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참변이었다.

6월24일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업단지 내 아리셀이었다.

2021년 시료를 바꿔치기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또 불법이 시작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종민 아리셀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이 지난 23일 오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생각하고 싶지 않은 참변이었다. 6월24일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업단지 내 아리셀이었다. 생산 중인 일차 리튬전지가 폭발했다. 배터리 연속 폭발로 진압이 어려웠다. 소방 인력 159명과 소방 장비 63대가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23명이 근로자들이 화마에 숨졌다. 외국 국적자는 중국 17명, 라오스 1명이었다. 많은 이들이 ‘처음 접하는 화마’로 규정했다. 리튬전지의 특성이 화재를 키웠다고 했다. 그런데 다가 아니었다. 수사 결과는 인재였다.

엉터리 납품 비리부터 비극이 시작됐다. 군에 일차전지를 납품하고 있었다. 2021년 시료를 바꿔치기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품질검사용 전지를 별도로 제작했다. 시료와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데이터를 조작했다. 남품을 관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을 속였다. 이렇게 납품한 전지가 올 2월까지 47억원어치다. 올해 4월분 납품 검사에서 사달이 났다. 국방규격 미달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때 모든 납품이 중단됐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납품 양을 재생산해야 했고 이미 계약된 납품 양까지 겹쳤다. 또 불법이 시작됐다. 하루 5천개 생산을 밀어붙였다. 평균 생산량의 두 배였다. 다른 업체에서 근로자 53명을 공급받았다. 주요 제조 공정에 투입했다. 파견법에 규정된 파견근로 허용 업종이 아니었다. 불량률이 치솟았다. 3~4월 2.2%였는데, 5월 3.3%, 6월 6.5%까지 갔다. 케이스를 망치로 쳐 억지로 결합하고, 구멍 난 케이스를 재용접하고, 메시 절단은 일용직이 작두로 했다.

이런 엉터리 작업에서 비극이 시작됐다. 미숙련 근로자들이 절단한 면에 뾰족한 형태의 잉여 부분이 생겼다. 이게 외부에서 들어온 금속 이물질과 함께 폭발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이다. 참변 이틀 전인 6월22일 발열 전지 1개가 폭발했지만 무시하고 돌렸다. 이때 전해액이 주입됐던 전지들이 사고 장소로 옮겨졌고 이 전지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적어도 화재 발생은 리튬전지의 특성과는 전혀 상관 없다.

군 납품에 불법이 확인됐다. 그때 제조 중단은 불가능했을까. 근로자 53명 충당에 불법이 있었다. 그때 부당 노동 행위 적발은 불가능했을까. 이틀 전 폭발해 불까지 났었다. 그때 화재 예방 매뉴얼을 적용할 수는 없었을까. 돌이켜보면 비극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짧게는 48시간 전, 길게는 3~4년 전부터 내달리고 있었다. 경찰이 아리셀 대표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과연 이들 외에 책임 질 사람들은 없을까. 더 있지 않겠나.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