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정부 독도 지우기 진상 조사” 與 “후쿠시마 괴담에 이어 또 선동”

김태준 기자 2024. 8. 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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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조형물 철거’ 공방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 설치돼 있다가 철거된 독도 조형물. 서울교통공사는 조형물을 리모델링해 벽면에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코로나로 병상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 진상 조사를 당에 지시했다. 최근 서울 지하철 역사에 설치돼 있던 독도 조형물이 철거된 것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독도 지우기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해당 조형물은 노후화·승객 동선 방해로 일시 철거했고, 새 조형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한민국 정부가 독도 지우기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억지”라며 “국회 다수당이 정부 공격을 위해 독도를 끌어들이는 게 한심하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표 지시에 따라 진상조사단을 구성한다고 밝히면서 “최근 안국역 등 지하철 역사에 이어 전쟁기념관에서도 독도 조형물이 철거됐다. 과연 개별 공공기관이 자체 판단했겠나”라고 했다. 배후에 ‘윗선’, 즉 대통령실이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는 일관되게 독도를 지우기 위해 애써 왔다” “독도를 일본에 상납할 셈이냐”고 했다. 코로나 확진 후 나흘째 입원 치료 중인 이 대표가 입원 중 당에 지시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민주당 주장처럼 독도 조형물 일부가 철거된 것은 사실이다.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잠실역·안국역의 조형물은 5~8월에, 용산 전쟁기념관의 독도 축소 모형은 지난 6월 철거됐다. 하지만 독도 지우기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지하철역의 낡고 노후화된 기존 독도 조형물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있다”며 “독도의 날(10월 25일)에 맞춰 벽면에 부착하는 새 조형물을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전쟁기념관을 운영하는 전쟁기념사업회 측도 해당 모형을 보수한 뒤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모형이 폐기·소각됐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지만, 현재 독도 모형은 다른 노후 전시물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의 시효가 다 돼가니 민주당이 새로운 반일 소재로 독도를 찾은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보완해서 새롭게 만든다는 취지인데, 그걸 알면서도 민주당은 친일 프레임으로 가고 있다”며 “프레임 정치, 궤변 정치, 선동 정치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대표는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 제1야당 대표가 ‘허상 때리기’에 골몰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배포된 군 정신교육 교재에서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기술한 사실이 드러나 전량 회수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야당에 빌미를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작년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시키는 걸 두고 얼마나 큰 논란이 있었나”라며 “민주당에서 이번 독도 조형물 건으로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데, 너무 쉽게 정쟁 소재를 제공한 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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