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트럼프 지지 선언… ‘5% 지지율’ 얼마나 갖고갈까?
출마 중단 선언, 트럼프 손 들어줘
케네디家 형제들 “가족 가치 배반”
11월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 23일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후보 사퇴와 함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해 4월 출마를 발표한 지 1년 4개월 만의 포기다. 대선을 70여 일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트럼프가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어, 여론조사에서 5% 안팎 지지율을 보였던 케네디의 사퇴가 경합주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케네디는 이날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선거에서 이길 현실적인 방법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며 캠페인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민주당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케네디는 민주당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민주당 대선 경선 참가 중이던 1968년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민주당을 토대로 성장한 정치 명가(名家) 출신인 그가 공화당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자 그의 형제들은 “가족의 가치를 배반했다”며 비난했다.
케네디는 이날 “트럼프와 많은 사안에 대한 접근 방식에 여전히 매우 심각한 차이가 있다”면서도 “국경 문제와 불법 이민, 표현의 자유, 전쟁 종식 등 핵심 이슈엔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미국이 외국 문제에서 손을 떼자는 게 자신의 입장인데 “(트럼프가)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케네디에 대한 트럼프의 포섭 작전은 지난달 총격 사건 직후 강경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이 주선한 전화에서 시작됐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전했다.
케네디는 대선 레이스를 접자마자 트럼프의 애리조나 유세 무대에 올랐다. 트럼프는 “바비(케네디 애칭)의 출마는 미국인 수백만명에게 영감을 줬다. (나에 대한 케네디의) 지지 선언이 선거운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재집권 시 케네디의 삼촌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을 조사할 위원회를 꾸려 비공개 상태인 모든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AP는 “한 해 전만 해도 가장 유명한 민주당 진영 가문의 일원이 트럼프와 협력해 민주당 집권을 저지한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애초부터 케네디 출마를 만류해 온 케네디의 남매 등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슬픈 이야기의 슬픈 결말”이라고 했다.
관건은 케네디 지지표가 경합주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둘 중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가 최근 7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의 경우 케네디 지지자(전체의 약 5%)에 ‘해리스·트럼프 중 택일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나’라고 묻자 44%가 트럼프, 25%가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경합주에선 케네디 지지자(4%) 중 38%가 트럼프, 36%가 해리스를 찍겠다고 했다. 트럼프로선 케네디를 중도 하차하게 하고 자기편으로 끌어오는 것이 접전인 경합주 승부에 호재라고 봤을 수 있다. 다만 민주당 명문가 출신 인사의 트럼프 지지가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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