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리내 작가, 한국인 최초 美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
소설가 이미리내(41)의 첫 장편소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8 Lives of a Century-Old Trickster)’이 미국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작가에게 주는 이 문학상에 한국인이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여자 주인공이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과 6·25전쟁, 분단된 한반도의 시공간을 종횡무진 오가며 펼치는 이야기. 역사의 격랑 속에서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미스터리 장르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심사위원들은 “서정적이면서 기억을 환기하는 문장은 천천히 작품을 음미하고 싶게 만든다”면서 “강하고도 약한 인간 본성에 관한 아름답고 심오한 이야기”라고 평했다.
이 작가는 한국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미국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2012년부터 홍콩에 거주, 현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수업을 들으며 한국어와 영어로 습작을 병행했다. 영어로 쓴 이번 소설은 미국 최대 출판사인 하퍼콜린스에서 억대 선인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영국과 미국에서 작품을 먼저 발표했다. 한국어판은 지난달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했다.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은 미국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사로얀(1908~1981)을 기려 2003년 제정된 상이다. 사로얀 재단과 미 스탠퍼드대 도서관이 공동 주최한다. 2년마다 소설과 논픽션 부문에서 신진 작가의 작품을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각 5000달러의 상금이 지급된다. 역대 수상작으로는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 지난해 퓰리처상 수상자인 에르난 디아스의 ‘먼 곳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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