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의 상상초월 행보, 가장 빠른 '40-40'→사정권 든 '50-50'→그 와중에 첫 불펜피칭...야구선수 맞나?

노재형 2024. 8. 2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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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작년 9월 팔꿈치 수술 후 11개월 만에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AP연합뉴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5일(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5회말 투런홈런을 터뜨린 뒤 오른팔을 치켜든 채 베이스를 돌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타격에만 전념하기로 한 올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그가 이렇게까지 기념비적인 시즌을 만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투수를 하지 않는 덕분에 선발등판 루틴에 따른 '스트레스'가 없으니 타격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을 수 있다고 해도 내셔널리그(NL)로 옮긴 첫 시즌 방망이로만 MVP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시즌 시작과 함께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4월 4~9일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날리며 올시즌을 활약을 예고했다. 3~4월 OPS가 1.017에 달했고, 7홈런, 19타점을 올렸다. NL 홈런과 타점, 타율 등 7~8개 부문 선두로 나서기 시작한 게 4월 말부터다. 6월에는 12홈런, 24타점, OPS 1.110을 마크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한여름을 지나던 7월 말 3경기 연속 무안타에 타율이 급추락해 지난 12일 2할대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 지난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시즌 40홈런과 40도루를 동반 달성하며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40-40 클럽에 가입한 오타니는 25일 탬파베이전에서 또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2경기에서 2홈런을 포함해 4안타 6타점을 쏟아낸 것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이날 41호 홈런에 대해 "직구가 아닌 구종에 대해 좋은 감각을 보였다.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볼에 자기 스윙을 하지 못했지만, 공을 제대로 강하게 때려내며 페어 지역으로 보내 펜스 밖으로 날려보냈다"고 평가했다.

오타니가 연장 10회말 우측 플라이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5회말 탬파베이 우완 타지 브래들리의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92.2마일 스플리터를 엉덩이가 살짝 빠진 상태에서 잡아당겨 오른쪽 파울폴 안쪽으로 살짝 넘어가는 투런 아치로 연결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비거리가 338피트로 오타니의 생애 가장 짧은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타율 0.294(504타수), 41홈런, 94타점, 99득점, 40도루, 출루율 0.379, 장타율 0.619, OPS 0.998, OPS+ 177, 312루타, bWAR 6.6의 기록 중이다. NL 득점, 홈런, 타점, 장타율, OPS, OPS+, 루타, bWAR 1위다. 타점은 마침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주나를 따라잡아 공동 1위가 됐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162경기에 대입하면 51홈런, 117타점, 123득점, 50도루, 389루타를 올리게 된다. 모두 커리어 하이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달성 여부다.

오타니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51홈런, 50도루를 마크할 수 있다. AP연합뉴스

ESPN은 이날 오타니의 50-50 달성 가능성에 대해 다저스의 1위 싸움을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매체는 '오타니의 50-50 도전을 결실로 이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저스의 서부지구 1위가 얼마나 안전한가이다. 파드리스와 디백스의 후반기 레이스가 어려운 덕분에 다저스의 1위는 탄탄해 보이나 결코 대체불가능한 건 아니다. 두 팀이 다저스와의 격차를 좁힐수록 오타니가 남은 시즌 편하게 임할 여지는 줄어든다. 그럴 경우 홈런과 도루 페이스는 언제든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32경기 동안 최근 32경기와 같은 성적을 낸다고 가정하면 53홈런과 57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고 봤다. 오타니는 최근 32경기에서 12홈런, 17도루를 추가했다.

이런 가운데 오타니는 이날 탬파베이전을 앞두고 다저스타디움 좌측 불펜에서 작년 9월 팔꿈치 수술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10개의 공을 던졌다. 그동안 거리를 늘려가며 캐치볼 수준의 프로그램을 소화했던 오타니가 마침내 실전 피칭을 위한 본격적인 속도를 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가 올해 실전 마운드에 오를 일은 없다. 포스트시즌 가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50-50에 도전하랴, 피칭 재활에 힘 쏟으랴, 이건 보통의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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