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反日 안경 쓰면 노후시설 교체까지 親日로 보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체계적으로 독도 지우기를 하려 한다”며 25일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코로나로 입원 중인 이 대표가 병상에서 지시한 것이다. 최근 안국역, 잠실역 등 지하철역과 전쟁기념관의 독도 조형물이 철거됐는데, 이것이 정부의 조직적 독도 지우기 때문인지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안국역, 잠실역의 독도 모형 철거에 대해 “지하철 승객 동선에 지장을 주거나 방해가 돼 철거했다”고 밝혔다. 15년 이상 된 설치물들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 “독도 지우기”라며 공세에 나서자, 교통공사는 곧 새로운 독도 조형물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설치 후 12년 지난 용산 전쟁기념관의 독도 조형물 철거도 문제를 삼자, 전쟁기념관은 “다른 노후 전시물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 중이며 보수 후 재설치하겠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지시로 서울시와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독도 지우기에 나섰다는 것이 야당의 의혹 제기다.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일본과 입씨름을 벌일 필요도 없이 이 상태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 지하철 역사에 시설물 몇 개 설치하고 안 하고에 따라서 우리 입지가 강화되거나 훼손된다고 보는 것 자체가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오히려 야당이 반일 몰이에 재미를 붙여 연일 독도 이슈화에 나서고 정부가 해명하는 소동 자체가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재판소로 가져가려는 일본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민주당이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반일(反日)의 색안경을 끼고 보면 노후 시설물 교체까지도 친일로 보이는 것인가. 민주당의 공식 지도부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독도를 일본에 상납하려 한다”는 발언까지 나오자, 인터넷에선 “국립중앙도서관의 고문헌실에 있던 독도 조형물이 철거됐다”는 가짜 뉴스까지 돌아다녔다. 애초 고문헌실에는 독도 조형물이 없다.
지난 광복절은 정부가 추진 의사가 없다는데도 ‘건국절’ 논란으로 두 쪽 난 채 기념식이 치러졌고, 여기에 제1 야당이 앞장섰다. 민주당은 1년 전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을 유포해 국민 불안을 일으키고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 것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고, 이번에는 노후 시설물 교체를 트집 잡아 독도로 또 친일 몰이를 연중행사처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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