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손절타령? 혹평 잠재운 원맨쇼

이정호 기자 2024. 8. 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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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습부터 수비가담까지 ‘부지런한 움직임’
돋보인 결정력+수비수 기 살려준 ‘리더십’
진가 증명하자 ‘평점 9’ 매체 반응 확 달라져
손흥민(왼쪽)이 24일 에버턴과의 EPL 홈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브 비수마를 끌어안으며 골 세리머니를 함께 하고 있다. 런던 | 게티이미지 코리아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토트넘-에버턴전. 3-0으로 리드한 후반 32분 손흥민(토트넘)의 쐐기골이 터졌다. 센터백 미키 판더펜과의 빠른 역습을 합작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판더펜이 페널티박스에서 상대 침투 패스를 끊은 뒤 스피드를 끌어올려 전방으로 내달렸다. 이 역습 때 왼쪽에는 수비에 가담했던 손흥민, 오른쪽에는 최전방에 자리한 히샤를리송이 함께 뛰기 시작했다.

판더펜은 거의 상대 페널티아크 부근까지 달린 뒤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줬고, 손흥민의 왼발 슈팅이 그대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개막 2경기째에 시즌 1·2호 골을 몰아쳤다. 토트넘은 이날 홈 개막전에서 4-0의 대승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앞선 1라운드에서 승격팀 레스터시티를 상대로 경기를 지배(점유율 71%)하고도 1-1 무승부에 그친 아쉬운 출발을 지웠다.

레스터시티전에서 슈팅 1개 등 부진한 경기력이 나오자, 에이징 커브를 지적받는 등 현지 매체의 혹평을 받아야 했던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변함없는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해결사 능력은 물론, 팀의 리더로서 가치도 빛났다.

1-0으로 앞선 전반 25분 손흥민의 마수걸이 골은 손흥민의 부지런한 압박과 상대 패턴을 캐치한 센스가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손흥민은 에버턴 베테랑 골키퍼 조던 픽퍼드를 향한 백패스 때 속도를 줄이지 않고 강하게 압박했다. 볼을 잡은 픽퍼드가 왼발 쪽으로 돌아설 것을 예측한 움직임이었다. 공을 낚아챈 손흥민은 픽퍼드의 강한 저항에도 넘어지지 않는 집중력으로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 전 영국 ‘BBC스포츠’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우리는 매우 젊은 팀이고, 주장이 옳은 일을 한다면 선수들도 똑같이 할 것”이라는 책임감을 밝혔고, 곧바로 경기에서도 보여줬다. 영국 ‘풋볼런던’은 이 장면에 평점 9점을 주며 “끝까지 압박하는 모범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시즌 2호 골도 쉽지 않았다. 판더펜이 수비진을 자신에게 끌어당기면서 내준 패스에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 손흥민이 사각에서 슈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오른발로 공을 슈팅 포지션으로 옮긴 뒤 왼발로 골키퍼 다리 사이를 정확히 노려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역습 시작부터 오프사이드를 피한 라인브레이킹 움직임, 그리고 슈팅까지 완벽했다.

손흥민이 경기 뒤 멀티골에 대한 기쁨 보다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도운 동료 판더펜을 향해 엄지를 드는 리더십도 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한 인터뷰에서 “미키, 이건 네 골이야”며 웃으면서 “판더펜이 공을 몰고 전진할 때 나는 그냥 옆에서 뛰었다. ‘지금 패스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에는) 골대까지 거리가 너무 멀었다”면서 오히려 판더펜의 패스 타이밍에 엄지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런 대단한 수비수가 내 뒤에 있다는 게 기쁘다”고 치켜세웠다. 2001년생으로 어린 선수이면서 큰 기대를 받는 수비수 판더펜의 기를 살려준 ‘주장’다운 면모였다.

현지 매체들의 손흥민을 향한 평가는 이날 한 경기로 180도 달라졌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9.05점을 줬다. 손흥민은 이날 세 차례 슈팅을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했고, 한 차례 키 패스(득점 기회로 연결되는 패스)도 기록했다.

한편 손흥민은 EPL 통산 121·122호 골을 신고해 이 부문 역대 21위로 올라섰다. 공동 19위 라힘 스털링(첼시), 드와이트 요크(은퇴·이상 123골)와 격차도 1골로 줄였다. 또 지난 시즌 17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올 시즌 2경기 만에 2골을 추가하며 ‘9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달성도 기대케 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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