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뜬금없는 생방송 회담 논란… TV토론을 하자는 건지

2024. 8. 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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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로 예정됐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된 여야 대표 회담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모처럼 열리는 대표 회담이 TV토론장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 우리 정치사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한 전례는 없다.

TV 생중계 형식에 얽매여 대표 회담 자체가 무산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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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9/뉴스1

25일로 예정됐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된 여야 대표 회담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의제 선정도 문제지만 TV 생중계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TV 생중계는 한동훈 대표의 뜻이라고 한다. 한 대표 측은 “민생 현안에 대한 생각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힐 의무가 있다”며 ‘투명성’을 내세운다. 이 대표 측은 “못할 건 없다”면서도 회담이 아닌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여야가 각각 집안 정비를 마친 상황에서 야당이 제안하고 여당이 호응해 이뤄진 이번 대표 회담 합의는 평가할 만했다. 각종 정치 현안이나 민생 현안에 대한 생각이 크게 엇갈리고, 정치적 계산도 다른 만큼 엄청난 합의까진 바라진 않지만 민생을 화두로 대화를 하다 보면 꽉 막힌 정국에 뭔가 실마리가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그런 점에서 TV 생중계 여부로 옥신각신하는 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회담이라는 게 서로의 주장과 진의를 확인하고 양보를 토대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할 얘기가 있고 비공개로 해야 할 얘기가 있을 수도 있다. TV로 생중계되는 자리에선 자기주장만 펼치거나 논쟁만 벌이다 끝날 공산이 크다. 각자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처럼 열리는 대표 회담이 TV토론장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 우리 정치사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한 전례는 없다. 제안 자체도 드물었다. 2013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제안한 적이 있지만 청와대와 여당이 수용하지 않았고, 지난해엔 이 대표와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로 공개 정책 대화, TV토론 등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기 싸움 성격이 강했을 뿐 구체적인 협상 없이 흐지부지됐다. 전체 회담을 ‘통째로’ 생중계하는 방식은 실질적인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다뤄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 TV 생중계 형식에 얽매여 대표 회담 자체가 무산돼선 안 된다. TV토론은 추후 따로 검토할 수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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