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응급실 내원환자, 평시 2배까지 늘어…“경증은 불편 감수해야 할 듯”

김현주 2024. 8. 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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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의료진 부족해 차질 불가피 전망

6개월 이상 의료 공백이 이어지며 '응급실 뺑뺑이'마저 잇따르는 가운데 코로나19, 온열질환 환자까지 급증하며 과부하가 걸린 응급실이 추석 연휴 기간 포화 상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환자로서는 추석 연휴 문을 닫은 병원 대신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지만, 이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응급실에 환자가 갑자기 몰리면 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는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게는 2배 가까이 늘어난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22년 추석 연휴(9월 9∼12일)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66곳의 환자 내원 건수는 약 9만건으로, 하루 평균 약 2만3000건꼴이었다.

날짜별로 보면 명절 당일(2만5000건)과 그다음 날(2만4000건)에 응급의료센터 이용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평상시 평일의 1.9배 수준이다.

소방청 기록을 봐도 그해 추석 연휴 119를 통한 상담은 하루 평균 6926건 이뤄졌다. 이는 평상시 하루 평균 상담 건수(4980건)의 약 1.4배 수준이었다.

환자가 급증해도 대부분은 경증이라는 게 정부와 의료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2022년 추석 연휴 응급의료센터에서 집계된 질환은 얕은 손상(1536건), 염좌(907건), 감기(817건), 두드러기(707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연휴 기간 이들 질환은 평상시의 200%에 가까운 비율로 급증했다.

물론 사고로 인한 응급실 방문도 증가했다.

연평균 발생량과 비교했을 때 추석 연휴에는 화상이 3배, 관통상이 2.4배, 교통사고가 1.5배까지 증가했다.

그래도 연휴라고 해서 사고에 따른 중증 환자가 확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경증 환자가 주로 는다지만, 예년보다 응급실 의사 수가 줄었다는 게 문제다.

8월 셋째 주 현재 응급실 평균 내원 환자 수는 1만9784명으로, 의료 공백 이전 평상시의 111% 수준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온열질환자 급증으로 평상시보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아졌지만, 계속되는 의료의료 공백 상황에서 과로 등으로 응급실을 떠나는 의사마저 늘었다.

의료 공백 상황 이후 지역에서부터 시작된 응급실 의사 부족 사태는 이제 수도권으로 번졌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에서 성인 환자를 담당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당초 14명이었으나, 의정 갈등 속에서 이 중 3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최근에는 남은 이들 중 4명이 사직서를 냈다.

응급실 의사 부족으로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가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며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정비차량 2대가 충돌해 작업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친 작업자가 응급실 전문의 부족으로 16시간 동안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119 구급대는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현장에서 4분 거리에 있는 고려대 구로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119는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환자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환자를 이송했지만, 병원은 응급수술을 할 대퇴부 골절 수술을 할 정형외과 전문의가 없다며 환자 전원을 통보했다.

이후 환자는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연세병원으로 가서 머리 상처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대퇴부 골절 수술은 역시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강서구에 있는 원탑병원으로 다시 이송된 후 사고 발생 15시간 51분 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전문의 부재로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환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갑자기 늘어난 환자들로 응급실이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지만, 응급실의 중증 환자 우선 진료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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