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제서 ‘흉기 난동’ 11명 사상…공포 커지는 유럽

김희진 기자 2024. 8. 2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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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신청 시리아인 용의자 체포…IS “우리 조직원이 공격”
프랑스선 유대교 회당 앞 차량 폭발 …반유대주의 범죄 늘어
피해자들 향한 묵념 한 여성이 24일(현지시간) 전날 축제 도중 흉기 난동으로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독일 서부 졸링겐 참사 현장 인근에 마련된 임시 추모장소에서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독일과 프랑스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공격이 발생하면서 유럽 내 테러 공포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헤르베르트 로일 내무장관은 현지 방송사 ARD에 “(흉기 난동 사건을 벌인) 용의자를 체포했다”며 “난민 보호시설에 거주 중이던 인물로, 관련 증거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내무부 대변인은 용의자가 자수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9시45분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졸링겐 시내 중심가에서 한 20대 남성이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상자 4명을 포함해 8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당시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체포된 후 범행을 자백했다. 도시 형성 650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진행되던 중 공격이 시작됐다고 졸링겐 시장은 전했다.

슈피겔은 용의자가 26세 시리아인으로 2022년 12월 독일로 건너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를 떠난 이들에게 주는 보호 이민 신분을 부여받은 상태였다. 그는 수니파 무슬림이지만 독일 당국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분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후 극단적인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박해받는) 무슬림을 위한 복수를 하고자 조직원 중 한 명이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디언은 IS가 과거 다른 사건에서 배후를 자처하는 등 여러 차례 거짓 주장을 한 이력이 있다고 짚었다.

독일 경찰은 계획된 공격을 미리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15세 소년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수사 당국은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용의자는 피해자들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용의자 신원과 관련한 언급은 삼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몽펠리에 인근의 라그랑드모트에 있는 베트 야곱 유대교 회당 앞에서 차량 두 대에 불이 붙어 한 대가 폭발했다. 경찰은 총격전을 벌인 끝에 용의자를 체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총을 소지했으며, 회당 진입이 목표였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후 유럽에선 반유대주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 행위는 1676건으로, 전년(436건)의 약 4배에 달한다. 올해 8월 초까지는 887건 이상의 반유대주의 사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304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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