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표 어디로…“트럼프가 흡수” “해리스 유권자 결집”
7개 경합주서 지지층 겹치는 트럼프 “큰 영향 미칠 것”
지지율 감소·음모론 등 이력에 ‘부정적 영향” 분석도
미국의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과 함께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이 결정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케네디 주니어 지지층이 자신에게 흡수되기를 기대하는 반면, 케네디 주니어 사퇴가 민주당 지지 유권자를 자극해 결집하게 만드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선거운동 중단을 공식 선언하면서 약 10개 경합주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부 경합주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동 유세에 나서 “약 10개 격전주에선 내 존재가 스포일러(당선 가능성은 작지만 유력 후보 당선에 지장을 줄 정도의 득표는 가능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이달 들어 7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대 승부처인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범위 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접전 우위를 보였는데, 이때 케네디 주니어 지지층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과 더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에게만 물어본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사람이 44%로, 해리스 부통령을 찍겠다는 사람(25%)보다 많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공동 유세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좋았다”며 “이번 선거에서 (그의 사퇴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케네디 주니어의 현재 상황을 보면 대선에서 중대 변수가 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구도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이던 시기엔 10% 넘는 지지율을 보였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한 지금은 지지율이 반토막 난 만큼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NYT는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은 이미 감소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투표할 가능성이 낮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들은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구를 선호하는지에 대해 일관된 답을 내놓지 않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수석 고문 메리 베스 카힐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표 확보에 도움이 될 만한 지지를 얻은 게 아니라 실패한 변두리 후보의 짐을 물려받았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공화당 선거전략가 스콧 제닝스는 CNN과 인터뷰하며 케네디 주니어를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라고 칭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신 회의론자인 데다, 대표적 음모론자로 알려진 케네디 주니어의 이력을 고려하면 그를 선거 캠프에 끌어들이는 것이 역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치 명문가 출신인 케네디 주니어의 ‘투항’이 오히려 민주당 유권자를 결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케네디 주니어의 형제·자매 5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보비(케네디 주니어)의 결정은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 가장 소중히 지켜온 가치를 배반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해리스와 팀 월즈(부통령 후보)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료 공영주차장 알박기 차량에 ‘이것’ 했더니 사라졌다
- ‘블랙리스트’ 조윤선 서울시향 이사 위촉에 문화예술계 등 반발
- [전문] 아이유, 악플러 180명 고소…“중학 동문도 있다”
- 미납 과태료 전국 1위는 ‘속도위반 2만번’…16억원 안 내고 ‘씽씽’
- 고작 10만원 때문에…운전자 살해 후 차량 불태우고 달아난 40대
- 평화의 소녀상 모욕한 미국 유튜버, 편의점 난동 부려 검찰 송치
- “내가 죽으면 보험금을 XX에게”···보험금청구권 신탁 내일부터 시행
- 경북 구미서 전 여친 살해한 30대…경찰 “신상공개 검토”
- 가톨릭대 교수들 “윤 대통령, 직 수행할 자격 없어” 시국선언
- 김종인 “윤 대통령, 국정감각 전혀 없어” 혹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