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대출금리 상승, 당국이 바란 게 아냐”…은행권에 화살 돌리며 “더 세게” 개입 예고

김지혜 기자 2024. 8. 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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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최근 가계대출 억제 일환으로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일제히 올린 데 대해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은행권에 대한 강력한 개입을 예고했다. 당국이 인위적인 금리 개입에 나선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은행권으로 비판의 화살을 돌린 격이다.

이 원장은 25일 KBS에 출연해 “최근의 은행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은행 자율성 측면에서 개입을 적게 했지만, 앞으로는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 비춰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초 은행들이 설정한 스케줄보다 가계대출이 늘었는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올리면 돈도 많이 벌고 수요를 누르는 측면이 있어서 쉽다”며 “저희가 바란 건 (쉬운 금리 인상이 아닌) 미리미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물량 관리나 적절한 미시 관리를 하는 대신 금액(금리)을 올리는 건 잘못”이라고도 했다.

은행권이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따라 대출금리를 일제히 올린 결과, ‘정부의 인위적인 금리 개입이 소비자 피해와 시장 왜곡 등을 낳는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이 원장은 은행권의 대출금리 줄인상에 대한 당국 개입을 부인하며, 보험사 등 2금융권보다 1금융권의 금리가 높아진 상황을 두고 “일종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가계대출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은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 두 가지로 압축되는데, 후자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당국이 규제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은행이 선제적으로 한도를 낮췄다간 오히려 부당하게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는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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