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하게 흘러가는 듯한 게임이 후반 중·후반부터 요동쳤다. 끝으로 갈수록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25일 오후 7시, 김천 종합 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1부 리그) 2024 28라운드 김천 상무(김천)-대전 하나 시티즌(대전)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2-2, 무승부였다. 홈팀 김천이 전반 43분 이동경, 후반 2분 유강현의 연속골로 앞섰다. 그러나 대전의 끈기가 대단했다. 대전은 후반 26분 박승욱의 자책골, 후반 45+1분 김현우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고 마감했다.
전반전의 분위기는 김천이 소유했다. 김천은 우측 풀백 김강산의 공격성이 빛났다. 김강산은 전반 8분과 23분, 두 번이나 골대를 맞추는 슛을 보였다. 공간이 날 때마다 침투해 김천의 공격에 크게 기여하는 모습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유강현의 움직임도 매서웠다. 전반 35분 유강현의 헤더는 이창근 대전 골키퍼의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골망을 흔들 법했다.
골은 김천 미드필드의 핵심 이동경으로부터 나왔다. 전반 43분, 김천의 세트피스 시퀀스에서 이동경에게 찬스가 왔다. 몹시 어려운 장면이었다. 대전 페널티박스로부터 튀어나온 볼은 높은 지점에서 낙하했다. 이동경은 공을 주시했다. 그러고는 볼을 왼발로 정교하게 타격했다. 이동경의 발끝을 떠난 볼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대전 골문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선방에 능한 이창근 골키퍼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을 만큼 아름다운 슛이었다.
대전은 전반전을 처절한 수비로 버텼다. 그러나 운이 따른 면이 컸다. 빌드업이 제대로 진행되는 장면이 드물었다. 후반전에 손질이 필요했다. 전반전은 김천이 1-0으로 앞선 채 마감됐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대전은 선수를 바꿨다. 천성훈을 빼고 구텍을 투입했다. 공격 방법을 다르게 하겠다는 벤치의 계획인 듯했다. 그러나 골은 오히려 김천으로부터 터졌다. 후반 2분, 대전 센터백들의 어수선한 플레이를 틈타 유강현이 페널티박스로 빠르게 진입했다. 유강현은 멋진 터치로 김현우를 넘긴 뒤 이내 떨어진 볼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경기는 완전히 김천의 페이스였다. 후반 초반까지 김천은 대전에 슛 하나를 허용하지 않으며 20개 가까운 슛을 날렸다. 어떻게든 게임을 반전해야 했던 대전은 후반 22분 교체 카드 두 장을 동시에 사용했다. 김현욱과 켈빈을 빼고 김승대와 김인균을 넣으며 측면의 에너지를 보충했다. 침투에 능한 김승대와 속도전에 강한 김인균을 활용해 어떻게든 반전을 만들려는 듯했다.
대전은 마침내 이날의 첫 골을 터뜨렸다. 후반 26분, 센터백 김재우가 우 측면의 공간을 향해 공을 툭 띄워줬고, 이걸 교체 카드 김승대가 받아 질주했다. 김승대의 크로스는 김천 문전을 향했다. 해당 시퀀스에서 김천 센터백 박승욱이 자책골을 기록했다. 공을 걷어내려 했으나 그것이 그만 자책골이 됐다.
김천도 분위기를 바꾸려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공격에 무게가 실린 교체였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후반 27분 이동경과 김대원을 빼고 최기윤과 맹성웅을 넣었다. 중원을 튼실하게 다지며 카운터에 능한 최기윤을 활용해 대전의 골망을 한 번 더 흔들겠다는 마음인 듯했다.
이후엔 양 팀이 골대 한 번씩을 맞췄다. 후반 30분엔 김강산의 헤더가 대전의 골대를 때렸고, 후반 32분엔 김문환의 슛이 김천의 골대를 강타했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마사를 빼고 2006년생 윤도영을 넣으며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45+1분, 대전이 극적 동점골을 터뜨렸다. 김재우의 던지기로 시작한 공격이 다시금 김재우의 크로스로 이어졌다. 여기서 센터백 김현우가 날아올라 헤더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 시간은 7분이었다. 이후 두 팀은 치열하게 치고받았다. 그러나 추가골이 터지진 않았다. 결국 두 팀은 승점 1점씩을 나눠 갖고 이날을 마감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 상무, 대전 하나 시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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