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 펴 발랐더니 햇빛 반사?
칠판에 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분필의 주성분을 옷의 재료가 되는 직물에 얇게 펴 발라 뜨거운 태양광을 튕겨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렇게 제조한 직물은 주변보다 온도가 4.5도나 낮았다. 여름철에 에어컨 없이도 체온을 낮추는 신개념 의복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 연구진은 지난주 열린 미국화학협회(ACS) 정례 학술회의를 통해 뜨거운 햇볕을 반사할 수 있는 신개념 직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 기술의 핵심은 직물에 탄산칼슘을 얇게 바른 것이다. 탄산칼슘은 분필의 주성분이고, 석회석에도 다량 들어 있다. 그런데 탄산칼슘 입자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반사한다.
연구진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인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탄산칼슘층을 직물에 코팅한 뒤 한낮 햇볕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연구진이 실시한 실험은 낮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측정되는 화창한 날 외부에서 시행됐다. 강한 태양광을 쪼인 탄산칼슘 코팅 직물의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한 것이다.
실험 결과, 탄산칼슘 코팅을 한 직물 아래의 공기 온도가 주변 온도보다 4.5도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물로 만든 옷을 입은 사람은 여름철 야외에 있더라도 에어컨이 돌아가는 실내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탄산칼슘 코팅이 세탁 뒤에도 최대한 벗겨지지 않도록 특수 처리를 했다고 전했다.
사실 지금도 냉각 효과가 있는 옷을 만들 물질은 있다. 과불화화합물(PFAS)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PFAS는 인체에 유해하다. 체내에 쌓이면 암이나 간 손상 등을 일으킨다. 탄산칼슘을 쓰면 그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적용된 옷을 입은 사람은 그늘에 서 있을 때보다 시원함을 더 느낄 것”이라며 “전기 없이도 사람을 더위에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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