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금리 인하 확실시… 한은, 언제쯤 내릴까
파월의장 “정책조정 때 왔다” 피벗 공식화
“경제 데이터 따라 속도 달라질 것” 강조
시장선 “8월 고용보고서, 빅컷 여부 변수”
금융시장 환호… 뉴욕증시 1%이상 상승
이창용 “집값 상승 심리 자극해서는 안 돼”
부동산대책 효과 봐가며 시기 등 정할 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해온 긴축정책을 끝낼 필요가 있다며 9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발언이다. 다만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향후 경제 관련 데이터와 경제전망, 리스크 현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을 통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빅컷 가능성까지 열어두자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23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2.30포인트(1.14%) 오른 4만1175.0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63.97포인트(1.15%) 오른 5634.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58.44포인트(1.47%) 상승한 1만7877.79에 각각 마감했다. 테슬라(4.59%)와 엔비디아(4.55%) 등 대형 기술주들이 금리 인하로 인한 수혜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전장 대비 3.19%나 급등했다.
주식뿐 아니라 금과 유가 등 자산 대부분이 가격 상승세를 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 종가는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2546.30달러로 1.17% 올랐다.
이처럼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지만, 한은이 바로 뒤따르기에는 난관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대통령실까지 나서 이례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은이 유동성을 공급, 이자율을 급히 낮춘다든지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9월 미국의 금리 인하 후 한은이 도심 아파트 공급을 확대한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결과까지 지켜보고 연내 금리 인하 향방을 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미영·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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