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금리 인하 확실시… 한은, 언제쯤 내릴까

박미영 2024. 8. 2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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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에 ‘긴축’ 종료 시기 고민
파월의장 “정책조정 때 왔다” 피벗 공식화
“경제 데이터 따라 속도 달라질 것” 강조
시장선 “8월 고용보고서, 빅컷 여부 변수”
금융시장 환호… 뉴욕증시 1%이상 상승
이창용 “집값 상승 심리 자극해서는 안 돼”
부동산대책 효과 봐가며 시기 등 정할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 기정사실화하면서 한국은행이 언제 긴축정책을 끝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면서도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언급하며 또다시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동결했다. 이미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내수 진작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파월 “조정 시기 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해온 긴축정책을 끝낼 필요가 있다며 9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발언이다. 다만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향후 경제 관련 데이터와 경제전망, 리스크 현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연준이 9월부터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리는 ‘점진적 인하’를 선택할지, 50bp를 한꺼번에 내리는 ‘빅컷’에 나설지를 놓고 시장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점진적 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결의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다음달 6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노동시장 약화가 재확인된다면 내수 진작을 위한 빅컷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상당하다.
파월 의장도 기조연설에서 고용시장 냉각 시 신속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감소한 반면 고용이 하강할 위험은 증가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노동시장의 추가 냉각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 물가 안정을 향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가는 동안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을 통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빅컷 가능성까지 열어두자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23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2.30포인트(1.14%) 오른 4만1175.0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63.97포인트(1.15%) 오른 5634.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58.44포인트(1.47%) 상승한 1만7877.79에 각각 마감했다. 테슬라(4.59%)와 엔비디아(4.55%) 등 대형 기술주들이 금리 인하로 인한 수혜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전장 대비 3.19%나 급등했다.

주식뿐 아니라 금과 유가 등 자산 대부분이 가격 상승세를 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 종가는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2546.30달러로 1.17% 올랐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4.83달러로 1.82달러(2.5%) 상승했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배럴당 79.02달러로 1.80달러(2.3%) 올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가계부채에 발목 잡힌 한은

이처럼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지만, 한은이 바로 뒤따르기에는 난관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대통령실까지 나서 이례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은이 유동성을 공급, 이자율을 급히 낮춘다든지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9월 미국의 금리 인하 후 한은이 도심 아파트 공급을 확대한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결과까지 지켜보고 연내 금리 인하 향방을 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미영·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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