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없어 火 키웠는데…부산지역 호텔 52% 미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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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숙박시설의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스프링클러 설치 등 소방시설 기준은 계속 강화하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노후 건축물 등이 화재에 무방비인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위생관리법·관광진흥법상 호텔로 분류된 부산지역 숙박시설 2곳 중 1곳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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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5년간 숙박업소 불 1843건
- 강화된 소방기준 소급 적용 불가
- 호텔 발생 화재 비중 높은 부산
- 193곳 중 102곳 스프링클러 無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숙박시설의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스프링클러 설치 등 소방시설 기준은 계속 강화하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노후 건축물 등이 화재에 무방비인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부산지역 호텔의 절반 이상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숙박 시설 화재는 1843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365건 ▷2020년 344건 ▷2021년 375건 ▷2022년 382건 ▷2023년 377건으로 해마다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기간 발생한 인명피해는 387명, 사망자는 32명으로 집계됐다. 발생 장소는 모텔이 645건(34.9%)으로 가장 많았고, ▷펜션 328건(17.7%) ▷호텔 274건(14.8%) ▷여관 218건(11.8%)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부산 지역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42건으로 집계됐다. 35명의 인명피해 가운데 사망자는 3명이었다. 연도별 화재 건수는 ▷2019년 29건(사망자 없음) ▷2020년 24건(사망자 1명) ▷2021년 26건(사망자 2명) ▷2022년 33건(사망자 없음) ▷2023년 30건(사망자 없음) 등이다. 장소는 ▷모텔 50건(35.2%) ▷호텔 38건(26.7%) ▷여관 26건(18.3%) 순이었다. 부산은 전국 수치와 비교하면 호텔에서 발생하는 화재 비중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위생관리법·관광진흥법상 호텔로 분류된 부산지역 숙박시설 2곳 중 1곳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등록된 호텔 193곳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호텔은 모두 102곳으로, 전체 52.8%에 이른다.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소화 설비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부천 호텔 역시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이런 점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는 정부가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했지만 관계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탓에 사각지대가 계속 생긴다는 점이다. 스프링클러는 1981년 11월 11층 이상 숙박시설의 11층 이상에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을 시작으로, 2005년 5월부터는 11층 이상 숙박시설 전 층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2018년 1월에는 6층 이상 숙박시설의 모든 층에 이를 설치하는 개정안이 시행됐고, 2022년 12월부터는 층수와 관계없이 모든 숙박시설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 기준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법 시행 전 완공된 건물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번 부천시의 호텔 역시 2003년 준공돼 관련 법의 소급 적용을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노후 숙박시설에도 스프링클러 등의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준공 연도와 관계 없이 대통령령이 규정하는 건물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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