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잉여남성, 女 납치·포르노 중독 우려”…中, 노총각 결혼 지원 나서

중국 정저우 한 지하철 역사에서 열린 합동 결혼식.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신화 연합뉴스

심각한 성비 불균형 속에서 출생 감소를 겪고 있는 중국 지방 정부들이 노총각 혼인 문제 지원을 위해 직접 나섰다.

25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남서부 윈난성 다리(大理)바이족자치주(이하 다리주) 민정국은 최근 주(州) 내 35~55세 미혼 남성 3만3000여명이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다리주 민정국은 일부는 정부 주선 방식으로, 일부는 자유연애 방식으로 고령 청년의 혼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리주 민정국은 지역 공산주의청년단위원회와 부녀연합회 등 조직이 농촌 청년의 결혼관·가정관 교육과 혼인·교우, 혼인 서비스 플랫폼 역할을 하고 여성 간부가 ‘공익 중매’를 맡아 무료 결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활동센터나 공원 등 시설을 활용해 미혼 남성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연령·취미별로 정기적인 만남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다리주 총공회(공식 노조)는 올해 13회의 데이트 행사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혼 남성의 증가세가 사회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과거 인구와 발전 연구를 담당했던 리수줘 시안교통대학 교수의 2015년 중국공산당 문건을 언급했다.

당시 리수줘 교수는 ‘잉여 남성’ 현상이 여성 납치나 포르노 중독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리수줘 교수는 “정부와 사회는 ‘잉여 남성’의 이익과 그들의 발전을 보장해 공공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썼다.

중국에선 수십 년에 걸친 한 자녀 정책과 뿌리 깊은 남아선호 문제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2000년 중국 인구 조사에서는 여아 100명을 기준으로 볼 때 남아가 117명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총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 지방정부 차원의 ‘결혼 장려’ 캠페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첸둥난먀오족·둥족자치주 마장현은 작년 12월 조사 결과 40∼49세 농촌 미혼 남성 2057명, 50∼59세 미혼 남성 1133명, 60세 이상 475명으로 식별됐다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과 출생은 여전히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만8000건 줄어든 343만건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신생아는 902만명으로 사상 최소였다. 이를 두고 경제 둔화 속에 직업 안정성과 미래에 대한 우려로 독신을 선택하거나 결혼을 미루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