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이시바 전 간사장, 日자민당 총재선거 다섯번째 도전
전쟁책임 거론 등 역사 인식 상대적 비둘기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재선을 포기하고 3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집권 자민당 총재에 누가 오를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다음달 하순 새로운 자민당 총재가 선출되면 기시다 총리는 총리직에서 퇴임하게 됩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입니다. 따라서 자민당 총재 선거는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선거이기도 하죠. 이 선거에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이시바 시게루(67·사진) 전 자민당 간사장이 도전장을 냈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지역구인 돗토리현의 한 신사에서 지지자들을 앞에 두고 "38년간의 정치생활의 집대성하는 최후의 싸움에서 전신전령(全身全靈·몸과 정신의 모든 것)으로 지지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며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여기서 여름 축제가 있어 정말 떠들썩했다. 일본은 지금처럼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젊은 사람도, 아이들도, 고령자도 모두 웃는 얼굴이었다"며 "다시 한 번 떠들썩하고 모두가 웃는 얼굴로 살 수 있는 일본을 되찾아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가 출사표를 던진 것은 40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에 이어 당내 두번째입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총 네차례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죠. 이번이 다섯번째 도전입니다. 자민당이 야당이었던 2012년 총재 선거에선 가장 많은 당원표를 획득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패했습니다.
이시바는 이달 니혼게이자이신문(일본경제신문)의 자민당 차기 총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40대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에 이어 2위를, 교도통신의 이달 조사에서는 1위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호도 조사에 이시바 전 간사장은 줄곧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명도가 높고 국민에게 인기가 있는데 왜 번번이 패배한 걸까요. 당내 기반이 약한 것이 ?대 약점으로 꼽힙니다.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뽑는데, 동료 의원들 지지가 중요합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비자금 스캔들로 자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국민의 인기를 업고 당내 지지를 넓히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는 1986년 중의원(하원) 선거서 당시 최연소 기록(만 29세)을 세우며 당선돼 무려 연속 12선을 기록 중입니다.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을 지냈고 자민당에서 정무조사회장, 간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죠. 보수 우파 성향 자민당 의원 중에서는 한일 관계나 역사 인식에서 비둘기파로 평가받습니다. 2019년 8월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때 일본의 전쟁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시 블로그에 "우리나라가 패전 후, 전쟁 책임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은 것이 많은 문제의 근저에 있으며 그것이 오늘날 여러 가지 모양으로 표면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뉘른베르크 재판과 별개로 전쟁 책임을 스스로의 손으로 분명하게 한 독일과의 차이는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썼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지지율 1위를 다퉈온 이시바 전 간사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내달 27일 총재 선거 입후보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고노 디지털상은 26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30일 각각 기자 회견을 열고 입후보를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의원만 11명에 달합니다. 선거 입후보에 추천인이 필요한 1972년 이후 후보자 수는 2008년과 2012년이 각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번에는 이를 넘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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