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기차 화재, `배터리이력제` 도입이 대안

2024. 8. 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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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이후 전기차 피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른 바 '전기차 포비아'로 번지고 있다.

지하공간에 주차하고 충전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는 공포, 즉 전기차 포비아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의 탄생부터 사용과정과 각종 정보를 관리하면 전기차 화재 등의 예방과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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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부 교수·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이후 전기차 피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른 바 '전기차 포비아'로 번지고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아파트는 물론 병원 등 공공기관에서 전기차 충전과 주차를 못하게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나, 정부는 아직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폐쇄공간에서의 화재는 진화하기 어렵고, 특히 전기차는 그 특성상 진화가 더 어렵다는 점에서 아파트 지상 주차장이 부족한 우리가 가진 최고의 악재라 하겠다. 미래 모빌리티를 대표하는 전기차의 선두주자에서 뒤쳐지는 것은 해외 경쟁국에 최고의 호재가 된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전기차 포비아는 하루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최근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기차에 채용된 배터리 제조사의 공개 여부가 뜨겁다. 하지만 문제는 이는 전기차 포비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는 점이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가 해결책으로 수면 위로 부상한 이후 필자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는 배터리 공개로 국민들을 혼동시킬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하공간에 주차하고 충전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는 공포, 즉 전기차 포비아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변속기의 제작사를 묻고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없다. 제조사를 믿고 구입하는 것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제조사가 책임지고 추후 엔진 회사 등에 구상권을 청구하면 되기 때문이다. 전기차도 제작사를 믿고 구입하는 것이지, 배터리를 알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벤츠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도 멈춰야 한다. 벤츠는 BMW처럼 국내에서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며, 테슬라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는 회사다. 중국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도 기술적으로 높은 회사로 인정받던 기업이었던 만큼 무조건적인 비난은 삼가해야 한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는 국제적 통상 문제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으며, 절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중국식 사회주의 형태의 무조건적인 애국주의 마케팅 방법을 지탄하면서 우리도 같은 논리로 대응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필자는 배터리 공개에 대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하는 것보다는 좋다", "배터리 공개를 통해 제조사가 더 좋은 전기차를 제작하는데 선순환 효과 정도가 있을 것" 정도로 언급해왔다. 마녀 사냥식의 어거지로 의무 사항도 아닌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여론 재판하듯 몰아가듯 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싶다. 각국과의 통상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특히 다양한 원자재 공급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특정 국가의 배터리를 증거없이 배척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반면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을 포함한 배터리 이력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배터리의 탄생부터 사용과정과 각종 정보를 관리하면 전기차 화재 등의 예방과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진정한 전기차 포비아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빠르고 정확한 정책으로 국민들의 전기차 사랑이 다시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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