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지적인 여성이여, 세상을 움직여라

박영서 2024. 8. 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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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극작가 겸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버나드 쇼가 자신의 처제는 물론이고 세상의 모든 지적인 여성을 위해 '남성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경제·정치의 세계를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이다.

책에는 영국 노동당에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쇼가 40년 넘게 생각하고 느낀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쇼는 "이 지적인 여성의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라며 이 책을 자신이 쓴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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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여성을 위한 안내서
버나드 쇼 지음 / 김일기·김지연 옮김
뗀데데로 펴냄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극작가 겸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버나드 쇼가 자신의 처제는 물론이고 세상의 모든 지적인 여성을 위해 '남성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경제·정치의 세계를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이다. 책에는 영국 노동당에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쇼가 40년 넘게 생각하고 느낀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책이 처음 출간된 1928년 세계는 전쟁과 팬데믹의 후유증을 앓으며 경제대공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의 여파 속에서 시작된 20년대는 산업기술 혁신으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고도 빈부격차 심화와 공황의 충격으로 고꾸라지기 직전이었다. 도시는 날로 화려해지는데 먹고살기는 점점 힘들어진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백작 부인부터 저명한 지식인까지 의식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나섰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전방위적으로 일어났다. 쇼의 처제인 메리 스튜어트 첨리를 비롯한 지적인 여성들은 이런 상황이 궁금해졌다.

첨리는 형부에게 편지를 한 통 썼다. 그녀는 단순히 사회주의가 뭐냐고 물어본 게 아니었다. 사회주의의 앞길에 예상되는 장애물들을 거론하며 해답을 구하고자 했다. 짧은 답장을 기대하며 던진 질문에 돌아온 것은 무려 500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이었다. 쇼는 본업인 극작도 뒷전으로 미루면서 3년 넘게 집필에 매달려 책을 세상에 내놨다. 쇼는 "이 지적인 여성의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라며 이 책을 자신이 쓴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

책은 86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때가 됐다'로 시작해 제86장 '지적인 신념을 향하여'로 끝을 맺는다. 처제가 의문을 확실히 해소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 쇼 스스로 말했듯이 이 책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독자들이 더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면 저자에겐 그보다 더 반가운 일은 없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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