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역 사고 피해자, 16시간 동안 '응급실 뺑뺑이' 겪어"

이지현 기자 2024. 8. 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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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작업 차량 두 대가 충돌해 작업자 2명이 숨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철도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사고 당시 다친 작업자가 전문의 부족 때문에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소방청과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사고로 오른쪽 다리가 골절된 직원 A씨는 병원 3곳을 거친 끝에 사고 발생 약 16시간 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앞서 지난 9일 새벽 2시 20분쯤 구로역에서 전차선을 보수하던 작업자들이 선로 점검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코레일 직원 2명이 숨지고, 한 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119 구급대는 사고 발생 10여분 후 현장에 도착해 A씨에 대한 응급조치를 한 뒤, 현장에서 4분 거리에 있던 고려대 구로병원 중증외상센터에 연락했지만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119는 외상센터 핫라인을 통해 그다음으로 가까웠던 국립중앙의료원 중증외상센터에 연락했고, 외상 전담 전문의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A씨는 사고 발생 1시간 5분이 지난 오전 3시 21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검사를 진행한 뒤 "대퇴부·골반골 골절로 응급수술이 필요하지만 응급수술을 할 수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응급전원을 해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 연세병원에서 전원이 가능하다고 해 응급전원을 했지만, 이곳에서도 머리 상처 봉합 수술만 한 뒤 대퇴부 골절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결국 A씨는 강서구에 있는 원탑병원으로 다시 이송됐고, 사고 발생 15시간 51분 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전문의 부재 등 의료 공백 때문에 응급실 뺑뺑이를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김선민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받은 '119구급대 재이송 건수 및 사유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9 재이송은 2645건이었습니다. 그중 40.9%(1081건)는 '전문의 부재'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전문의 부재에 대해 지속해서 경고했지만 충분히 대응하고 있으며 문제가 없다고 하는 정부의 결과가 이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꼬일 대로 꼬여버린 지금의 의료사태를 해결할 사람은 이렇게 만든 윤석열 대통령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하루빨리 응급의료·필수의료 확충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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