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키아프리즈' 갤러리·대작 줄었다... '소문난 미술 잔치' 흥행 이을까

손효숙 2024. 8. 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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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년차 맞는 '키아프·프리즈 서울'
프리즈 서울 110개·키아프 200개 갤러리 참여 
세계 불황 속 흥행 여부에 쏠린 관심
올해 성적, 공동 개최 계약 향배 결정할 듯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가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키아프 서울(Kiaf SEOUL)·프리즈 서울(FRIEZE SEOUL)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라이트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세계 정상급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Frieze)의 '프리즈 서울'과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아트페어인 한국화랑협회의 '키아프(Kiaf)'가 다음 달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 개막한다.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를 표방하며 출범한 '키아프리즈(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가 올해로 공동 개최 3회 차에 접어들면서 흥행 여부에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쏠린다. 세계적 불황 여파로 미술 시장 분위기가 급격하게 가라앉은 가운데 올해 성적표가 향후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 시장 집중한 프리즈, 흥행 자신감

스푸르스 마거스 갤러리가 출품하는 조지 콘도의 작품. 프리즈 서울 제공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지난해 120개보다 감소한 11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올해도 거고지언(가고시안)과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리만머핀, 리슨, 페이스, 타데우스 로팍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가 세계에서 각광받는 작품과 함께 앞줄에 섰다. 거고지언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을, 하우저앤워스는 루이스 부르주아를, 스푸르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작품을 내놓는다. 페이스 갤러이에선 이우환, 리만머핀에서는 김윤신·이불·서도호·성능경 등 해외 미술 무대와 비엔날레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내건다.

고미술품과 20세기 후반 걸작을 소개해 온 '프리즈 마스터스'는 아시아 작품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폴 세잔, 앙리 마티스, 루초 폰타나 등 서양 모더니즘 거장들의 작품이 다수 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대작 출품도 줄었다. 참여 갤러리들이 '뉴욕 아모리쇼'(9월)와 '프리즈 런던'(10월)을 앞두고 출품작을 분산한 까닭이다. 프리즈 서울 출품작 수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물음에 대해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지난 22일 '프리즈 서울' '키아프 서울'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갤러리들이 아트페어 성격에 따라 출품작을 스마트하게 결정한 것일 뿐 한국에 오는 작품의 수준이 낮다고 보지 않는다"며 "수준 높은 컬렉터들이 서울을 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의 출품작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프리즈 서울 제공

참여 갤러리 줄인 키아프, '선택과 집중' 승부수

강철규(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시안, 김은진, 페이지 지영 문, 베티 머플러, 한진, 최지원, 이세준, 요헨 판크라트, 서원미. 키아프 제공

키아프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갤러리 132개를 포함해 총 20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주최 측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회원사인 화랑의 참여를 늘려 '역대 최대 규모'를 만드는 데 집중해 왔지만 올해는 공간을 800평가량 늘리고, 참여 갤러리 수는 줄였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참가 갤러리 심사를 까다롭게 해 규모를 줄이고 질을 높였다"고 말했다.

갤러리 섹션에는 한국 미술 거장과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견 작가들이 선두에 섰다. 국제갤러리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을, 학고재는 지근욱과 박광수 등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갤러리현대는 이강소, 이건용, 김창열 등 해외에서 주목하는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을 준비했다. 작가 발굴 프로그램인 '하이라이트 10'에서는 작년에 이어 작가 10명을 조명하는 전시를 연다. 각 부스에 '하이라이트' 팻말을 달아 1명의 작가를 집중적으로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키아프 개막 후 현장 심사를 통해 선정한 최종 3인에게는 각 1,000만 원의 창작지원금도 지원한다.


올해 흥행 성과 따라 5년 뒤 계약 향배 결정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 2024 공동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오른쪽부터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 황달성 화랑협회장. 연합뉴스

관건은 프리즈와 키아프의 흥행 성적이다. 올해는 불황의 영향으로 미술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싱가포르, 일본 도쿄,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가 아시아 미술 패권을 잡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공동 개최로 승부수를 던진 '키아프리즈'로서는 올해 퍼포먼스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5년간 공동 개최 계약의 중간 성적표를 가늠할 수 있는 올해 흥행 여부가 향후 계약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양측은 2027년 이후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밝힌 상태다. 황 회장은 "(프리즈와의) 계약은 '장기적인 결혼'으로 보고 있다"며 "키아프의 해외 진출을 위해 내년 4월 프리즈가 운영하는 시카고 엑스포에 참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리 디렉터도 "프리즈와 키아프의 협력은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사례"라며 "더 좋은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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