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大로 변신 못하면 KAIST도 도태"···'괴짜 총장'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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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장 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학교 안팎에서 '괴짜 총장'으로 유명하다.
이 총장은 "KAIST·뉴욕 공동 캠퍼스는 다음 달 국내 캠퍼스와 각각 50~60명 규모의 상호 겸직교수 발령을 내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실리콘밸리, 아랍에미리트(UAE), 대만에서도 현지 대학이나 기업과 손잡고 캠퍼스나 연구소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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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급감에 우수인재 풀 좁아져
이대론 10년내 저출생·저성장 영향권
외국인 학생 유치·국제캠퍼스 확대 필요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장 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학교 안팎에서 ‘괴짜 총장’으로 유명하다. 1985년부터 KAIST 전산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내 PC를 해킹하라’거나 ‘절대 풀 수 없는 시험 문제를 만들라’는 식의 기상천외한 주문을 해서 붙은 별명이다. TV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키워낸 제자들이 고(故) 김정주 넥슨 회장을 비롯해 김영달 아이디스 대표, 신승우 네오위즈 공동창업자,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대표 등 1세대 정보기술(IT) 벤처 창업가들이다. 그는 2021년 총장이 된 후에도 소프라노 조수미와 가수 지드래곤을 초빙교수로 임명해 공연 기술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실패연구소’를 설립해 학생들이 실패로부터 배우고 도전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등 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총장 임기가 6개월가량 남은 그는 또 다른 변화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술회했다. 이 총장은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우수 인재 풀이 좁아지고 있다”면서 “또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2034년이면 마이너스(-) 성장에 접어들 것”이라며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전망은 국가의 세수가 늘지 못하고 그나마도 고령층 지원 비용이 늘어 결국 대학의 재정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AIST를 비롯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 대학 랭킹에서 중국 대학들의 추격이 거세진 데다 신기술 경쟁의 최전선인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 해외 유출, 의대 쏠림 현상 심화는 KAIST에도 위협 요인이다. 이 총장은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KAIST도 (인재의)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이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고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KAIST가 지난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저출생·고령화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 같은 배경이라고 이 총장은 설명했다.
이 총장이 제시한 한국 대학의 생존·발전 해법은 영주권과 국적 제공 등 파격적 유인책으로 외국인 학생 비중을 키우고 해외 캠퍼스를 늘리는 ‘다국적 대학 모델’이다. 그는 “매년 외국인 학생 1만 명을 데려와 한국 인재로 키워 한국 국적을 주고 (국제 공동 연구 등으로) 대학 재정에 외국 돈을 끌어들이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학생들이 국내 연구에 참여해 연구비를 따고 기술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부터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국제 공동 연구 활성화를 위해 해외 연구기관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참여를 허용하고 우주항공청 같은 국가 기밀을 다루는 기관 요직에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 중인 만큼 이 총장이 역설하는 ‘대학의 다국적화’ 역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설명이다.
이 총장은 취임과 함께 국제 캠퍼스 설립 사업에 공을 들였다. 해외 거점을 통해 현지 인재들에게 학교를 알리고 국내 영입을 꾀하는 교두보 역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 총장은 “KAIST·뉴욕대 공동 캠퍼스는 다음 달 국내 캠퍼스와 각각 50~60명 규모의 상호 겸직교수 발령을 내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실리콘밸리, 아랍에미리트(UAE), 대만에서도 현지 대학이나 기업과 손잡고 캠퍼스나 연구소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네이버·인텔과 함께 AI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고 지드래곤을 초빙교수로 영입하는 등 AI반도체와 공연 기술 등 새 분야를 개척하려면 해외 인재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주도할 수 있는 곳은 KAIST라는 인식을 후배들에게 확실히 심는 것이 남은 임기 동안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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