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했잖아" 보험금 토해내란 건보에 …"고의 아냐" 막아선 법원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4. 8. 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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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속도를 위반해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교통사고 보험금을 환수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후 건보공단은 A씨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는 원고가 운행 중 속도를 위반해 발생한 사고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로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부당이득금 환수 처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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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속도 위반은 맞지만
사고의 주된원인은 아냐

제한 속도를 위반해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교통사고 보험금을 환수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송각엽)는 최근 건보공단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징수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A씨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8월 한 도로에서 시속 112㎞로 오토바이를 몰던 중 전방 2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을 바꾸던 택시와 충돌했다. 당시 A씨는 제한 속도에서 시속 20㎞를 초과한 상태였다.

이 사고로 A씨는 골절 등 상해로 치료를 받았고, 건보공단은 A씨의 치료비 중 약 2970만원을 부담했다. 이후 건보공단은 A씨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는 원고가 운행 중 속도를 위반해 발생한 사고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로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부당이득금 환수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택시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차로를 바꾸다가 생긴 사고"라며 "이 사건 사고와 부상은 원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국민건강보험법상 제한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과속 운전 중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오로지 또는 주로' 원고의 범죄행위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 보건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급여 제한 사유로 되는 '중대한 과실' 등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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